김태흠 지사-박정현 군수, '혁신도시법' 놓고 정면 충돌


충남 지방정부회의서 비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에 견해차
김 지사 "15개 시군 경쟁 비효율" vs 박 군수 "지방균형발전 어긋나"

31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6회 충남지방정부회의에서 혁신도시법을 놓고 김태흠 충남도지사(왼쪽)와 박정현 부여군수가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이정석 기자

[더팩트ㅣ내포=이정석 기자]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혁신도시법'을 놓고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박정현 부여군수가 정면 충돌했다.

박정현 군수는 현재의 혁신도시법으로는 부여군과 같은 비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을 유치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며 혁신도시법 개정을 주장한 반면, 김태흠 지사는 충남 혁신도시인 내포신도시에 아직까지 공공기관 하나 유치하지 못한 상황에서 15개 시군이 경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며 박 군수 의견에 반대했다.

31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회 충남 지방정부회의는 김 지사와 박 군수 간 혁신도시법 시각 차이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박 군수는 "현행 혁신도시법은 지방균형발전을 목표하는 기존 정책 취지와는 상반되며, 이는 지방도시간 갈등과 불균형을 초래하고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비혁신 지자체의 현실 또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군수는 지난해 충남도 공주시‧태안군‧부여군 등 전국 비혁신도시 35개 시군이 공동 대응에 나섰고, 몇몇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 개선을 위해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충남도도 혁신도시법 개정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도내 15개 시군이 혁신도시 유치를 놓고 경쟁한다면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인해 행정력을 낭비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생각이 다르다"면서 "이 부분을 풀어놓게 되면 도내 15개 시군이 경쟁하게 된다. 싸워서 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이어 "15개 시군이 찢어져 혼란을 빚게 된다. 물론 혁신도시가 아닌 지역으로 가선 안 된다는 건 아니다"며 "혁신도시가 이미 지정됐는데 공공기관이 하나도 안 들어온 상태에서 15개 시군에 다 개방한다면 한 발짝도 못 나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은 대통령 공약이기에 못 지킨다면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비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이 제대로 안 된다면 대통령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도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약속을 못 지킬 땐 그것에 대한 명분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군수는 지사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남은 공공기관이 120개 정도인데, 이미 지정된 홍성‧예산 혁신도시로 몇 개 가져오기 위해 비혁신도시로 갈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면 충남 전체적으로 손해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포기 안 했다"며 "해양과 관광 등 유치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하지만 도지사가 앞장서 법 개정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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