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상수도공사 후 땅 '꺼지고', 담벼락 '갈라지고'…주민들 '속앓이'


성주군청 상수도 공사 후 일어난 일
주민 민원 이어져도 군청은 "군과 관계 없는 일"

성주군 주민들이 군에서 공사 후 담벼락 붕괴와 지반침하, 계량기 물넘침이 발생했지만 군청에서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비난을 하고 있다. 해당 장소는 마을을 통과하는 차량과 보행자가 많아 사고우려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경북 성주군의 한 마을에서 상수도 공사 후 지반 침하 및 주택가 담벼락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자칫하면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민들은 군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속해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군청 측은 '군과 상관이 없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주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31일 취재진이 방문한 경북 성주군 월항면. 한 주택가 담벼락에 사람 인(人)자 모양의 커다란 금이 가 있다. 담벼락은 성인 두어 명이 힘을 가하면 넘어질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바로 옆 주택가 입구 쪽 바닥은 시멘트로 메운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이 같은 현상이 3년 전 성주군이 마을사업 일환으로 수도시설을 설치하고 난 후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성주군은 성주군상수도를 통해 상수도 공사를 진행했다.

성주군이 마을 상수도 공사 후 지반이 침하된 상태의 사진. 현재 이곳은 시멘트로 갈라진 곳은 없앴지만 주민들은 인근 담벼락 손상이 커서 붕괴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성주=김민규 기자

주민들은 상수도 공사 전엔 담벼락에 실금만 가 있었는데, 공사 후에 마을 지반이 침하되면서 큰 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담벼락은 지반침하가 일어난 곳과 인접해 있다.

문제는 담벼락이 무너질 것 같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라는 점이다. 담벼락 바로 앞은 마을 주민들의 통행과 경운기 왕래 등이 빈번한 도로다. 담벼락 붕괴 시 큰 사고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주민들이 상수도 공사 후 생긴 현상이라며 군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군청 측은 담벼락이 원래 손상돼 있었다며, 상수도 공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주군의 한 마을에 상수도 공사 후 지반이 침하에 주택가 담벼락이 붕괴, 계량기에 물이 넘치는 등의 민원이 발생했지만 모르쇠로 일관,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상수도 공사 후 인근 수도계량기 내부에 물이 가득 차는 현상도 일어났다. 실제로 해당 수도계량기를 살펴보니 계량기 눈금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였다.

주민들은 "집안에서 수도를 사용하면 고인 물이 점점 넘쳐 밖으로 흘러나올 때도 많다", "수도세가 필요 이상으로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군은 이 현상 또한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주민들의 이런 민원은 외지로 나간 자녀들이 군청에 제기하면서 밖으로 알려졌다. 대구에 살고 있는 주민 A씨의 아들은 "매년 군청에 이야기를 해도 이상이 없다는데 노인 혼자 살고 있는데 수도세까지 과하게 나오는 것 같다"라며 "땅이 꺼진 것도 모자라 벽까지 무너지려고 하는데도 공사를 한 군청이 모른척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상수도 시공업체 한 관계자는 "오래된 주택가와 약한 지반에다 공사를 해 생겨난 현상으로 보인다. 또 습식계량기라고 하더라도 이정도로 계량기에 물이 넘친다면 시공이 잘못된 것"이라며 "현장을 확인하고 재시공을 해야 할 사안"이라며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 측은 "담벼락 크랙은 원래 있었으며 지반침하는 약해진 지반으로 생긴 현상으로 상수도 공사와 관계 없다"라며 "물이 찬 계량기는 상수보호통을 건드려 물이 스며든 걸로 보이는데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재시공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tktf@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