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살 팽나무 아래서 "윤석열 정부 비판·평화 수호" 함성 울려


군산 미군기지에서 ‘7.27 호남지역 평화대회’ 개최

팽나무를 돌고 있는 시민들. /전북겨레하나

[더팩트 | 군산=이경선 기자] 사단법인 전북겨레하나는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지난 27일 전북도 군산 미군기지 일대에서 호남지역 평화대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행사가 열린 당일은 휴전협정이 맺어진 지 71년이 되는 날로,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미국 일변도 외교·국방정책을 규탄하며, 냉전 부활과 전쟁 대결 구도가 격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행사는 군산 미군기지의 확장으로 인해 해체된 옥서면 하제마을에서 진행됐다.

이 마을은 과거 어업과 농업이 주 생업이었으나,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현재 하제마을에는 전북 기념물로 지정된 600살 팽나무가 남아있으며, 이 나무를 중심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팽팽문화제'가 매월 열리고 있다.

발언하는 구중서 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사무국장. /전북겨레하나

대회 사전 행사로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 호남지역 자주평화행동'이 군산 미군기지 동문 앞에서 진행됐다.

1부 행사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대북 적대 정책 중단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유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는 "9.19 군사합의 폐기 이후 전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과 윤석열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구중서 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사무국장은 "군산 미군기지 확장은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군기지 철조망에 띠를 묶는 어린이들. /전북겨레하나

본 행사는 전남대 노래패 '도래미'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해, 어린이 율동패 '엇박자'의 공연이 이어졌다.

문정현 신부는 환영사에서 "오늘은 팽팽문화제가 열린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다"면서 "미군기지가 하제마을을 해산시키고 팽나무까지 빼앗으려 한다"며 시민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조창익 6.15공동선언실천전남본부 상임대표는 "미군기지는 평화와 생존을 위협하는 병참기지"라며 해체를 주장했고, 대학생 신신혜 씨는 "팽나무를 지키는 것이 자주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시민합창단 녹두꽃의 합창. /전북겨레하나

전북지역 시민합창단 '녹두꽃'의 합창과 함께 행사는 열기를 더했다.

방용승 6.15공동선언실천전북본부 상임대표는 "4년 전 5명이 시작해 오늘 500명이 모였다. 내년에는 2000명, 3년 후에는 1만명을 모아 평화의 큰 함성을 울려보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김용진의 노래와 함께 참가자들은 팽나무를 돌며 "우리가 팽나무를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광주에서 온 한 참석자는 "팽나무는 임진왜란, 일제 식민지, 미군 전투기의 굉음을 견뎌왔다"며 "이제는 우리가 팽나무와 우리 민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7.27 호남지역 평화대회는 평화를 위한 시민들의 결의와 열정을 보여준 뜻깊은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scoop@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