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빅토르 화백, 강제이주 아픔 담은 신작 '이주의미-황금열차' 선보여


신작 스탈린에 의한 고려인 강제이주 새로운 이야기 담겨
광주 고려인마을 문빅토르 미술관서 전시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문빅토르 화백의 신작 이주의미-황금열차가 공개됐다. 작품 주제는 스탈린의 사탕발림으로 인한 고려인 17만 명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역사를 담았다. 사진은 이주의미-황금열차 /고려인마을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문빅토르 화백이 최신작 ‘이주의미-황금열차’을 선보인다고 광주 고려인마을이 24일 밝혔다.

큐비즘의 대가답게 문 화백은 이번 작품에서도 캔버스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구성하며 보여준다. 작품 제목에 황금열차가 들어가 있듯이 주제는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를 담고 있다.

그동안 알려져 있던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새로운 스토리가 담겼다. 작품은 스탈린이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키기 위해 달콤한 선전선동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탈린은 나치가 유대인들을 게토에서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행했던 안식처 홍보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그동안 알려진 내용은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난 후 일본에 위협을 느낀 스탈린이 모습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고려인 17만 명을 중앙아시아로 열차로 이동시켰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그림에는 스탈린이 고려인들에게 중앙아시아에 도착하면 많은 토지와 보상금을 주겠다는 내용과 타야 할 기차의 명칭도 ‘황금열차’로 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실제 황금열차가 아닌 화물열차에 탑승했고 이동 중에 7만 명이 사망했다. 중앙아시아에 도착해서도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내려져 토굴을 파고 혹독한 겨울을 견뎌야 했다.

문 화백은 이런 내용을 새 작품에 그대로 부활시켰다. 캔버스 정면에 보이는 열차와 이를 축하하는 듯 보이는 밴드의 관악기 색깔이 황금색으로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하지만 화려한 황금색 뒷 부분에 보이는 회색과 어두운 푸른색이 이와 대조되며 결코 중앙아시아 기차 이동이 즐거운 일이 아니라 죽음의 행진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오른쪽 밑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표정에서도 크렘린 궁의 이중적 모습을 고발하고 있는 듯 보여 안타까운 인상을 주고 있다.

문 화백의 ‘이주의미-황금열차’는 광주고려인마을 문빅토르미술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문 화백은 "국가없는 민족의 처절함이 얼마나 서러운지 후손들은 꼭 알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남은 여생 국가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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