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학생 리더와 만난 김동연 "현재 시스템 순응하면 암담 상황 계속…목소리 내달라"


"여러분 행복해지기 위해선 제대로 된 대한민국 만들어야"
청년사다리 등 기회정책 설명…"청년 살고 싶은 경기도 위해 총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경기도내 대학 총학생회장단 등 70여명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경기도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다보스포럼이 왜 다보스포럼인 줄 암?, 다 ‘보스’들만 와서 ㅎㅎㅎ, 경기도 보스, 잘하고 돌아갈게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지난 1월 18일, 청년층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레드(Threads·인스타그램의 텍스트 기반 대화 앱)’에 올린 글이다. 게시물에는 좋아요 2700, 댓글 284개가 달렸다.

"어린이집 밥이 맛없다는 민원을 받았어."(2024년 7월10일)

김동연 지사가 허리를 굽혀 어린이집에 다니는 ‘꼬마숙녀’와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라고 적은 글에는 ‘좋아요’가 4000개, 댓글이 200여 개 달렸다.

이처럼 친근한 말투로 활발히 소통 활동을 한 결과 김동연 지사의 ‘스레드’ 계정은 개설한 지 1년 만에 팔로워가 6만 4000명에 이른다.

김동연 지사는 ‘밈잘알 도지사’로도 불린다. 청년들과 SNS 등에서 유행하는 ‘밈’(짤방 등)으로 적극 소통해서이다.

그런 김동연 지사가 23일 오후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청년들과 직접 만났다. 김동연 지사가 만난 청년들은 경기도 내 30개 대학(가천대, 가톨릭대(성심), 강남대 등)의 총학생회장단 70명이다. 도내 30개 대학의 ‘청년리더’들을 한자리에 초청한 것은 도지사 취임 후 처음이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믿거나 말거나인데 우리 청년들 만날 때가 제일 좋다. 대학 총장을 여러 해 전에 했었는데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우리 청년들, 학생들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각종 사회문제에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대학생 리더와의 만남의 행사에서 대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경기

김 지사는 "왜 우리 청년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어떻게 보면 당장에 내 일 같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는 행복해지는 거라고 심플하게 얘기하고 싶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가 지금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배경, 입에 물고 태어난 숟가락 색깔, 열심히 노력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과 사회 시스템, 그런 것들 때문에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사회 시스템을, 정책을 여러분이 행복해질 기회가 많아지게끔 바꿔야 한다"며 "바꾸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정치구조, 경제 운영의 틀, 교육시스템이 있다.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후세에 이르기까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소리를 내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금의 체제와 지금의 시스템과 지금의 구조에 순응해서 가게 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간다"며 "암담한 상황이 계속되는 거다. 여러분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 먼저 정책 얘기를 할 기회가 만들어져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청년들의 ‘기회 창출’이 도정의 핵심 목표임을 설명하면서 ‘청년들이 가장 살고 싶은 경기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경기도내 30개 대학의 총학생회장단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경기도

실제로 김 지사는 재임 중 청년정책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물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민선 8기 경기청년 기회패키지’이다.

기회패키지는 △경기청년 사다리프로그램(2023년 5개 대학 200명 → 2024년 9개 대학 270명) △경기청년 갭이어(2023년 600여 명 → 2024년 800여 명) △기회사다리 금융 △해외취창업 기회 확충 △해외 봉사단 ‘기회오다’ 청년 역량강화 기회지원 등이다.

김 지사는 아주대 총장 시절부터 청년들과 적극 소통해왔다. 당시 김동연 총장의 ‘브라운 백 미팅’(Brown Bag Meeting)’은 소통의 아이콘이었다. 브라운백은 햄버거 가게 등에서 먹을 것을 담아 주는 ‘갈색봉지’를 말한다. 브라운백 미팅은 간단한 점심을 곁들인 자유로운 대화시간을 말한다.

김동연 총장은 격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재학생들과 피자 등을 같이 하며 대화했고, 주요 건의 사항은 학교정책 운영에도 반영됐다.

김동연 총장이 경제부총리 내정자로 지명되자 당시 ‘아주대학교 대나무숲’(페이스북 게시판)에 "총장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여러 활동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하고 학생들의 뜻을 존중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마땅히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쉽다"는 글 등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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