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이재준 수원시장이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 이 시장은 지난 2년 수원화성 일대 건축규제를 해결하고 수원 연구개발(R&D) 사이언스파크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새빛펀드' 등 기업투자 마중물 정책과 '새빛돌봄'으로 대표되는 맞춤형 복지시책도 시민의 삶에 녹아들었다. <더팩트>는 3차례에 걸쳐 전반기 2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①홀대받던 서수원이 '들썩'-사이언스파크 정상화·구운역 신설 확정 등 호재에 '반색'
②꽉 막힌 '경제 동맥' 뚫었다-수원화성 건축 제한 완화, 기업에는 '새빛펀드' 마중물
③민생에 '온기'…시민에게 따뜻한 빛-이재준표 맞춤형복지 '새빛돌봄'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지난해 8월 21일 경기 수원시 세류2동의 한 골목길. 노란 '수원새빛돌봄' 조끼와 작업용 면장갑을 착용한 한 남성이 먼지가 가득한 오래된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담장 넘어 1층 서너 평 좁은 방 안에서는 널브러진 물건을 치우고 손길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소독한 뒤 나온 쓰레기를 치우는 이들의 표정에서는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일 '새빛돌보미'로 변신해 홀몸 어르신 댁을 찾은 이재준 수원시장 일행이었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은 염증으로 발의 형태가 변형돼 똑바로 딛기 힘든 장애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해 폭염에도 하루 종일 집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시장은 "어떤 게 제일 불편하신지 여쭸더니 깊이 팬 주름 사이로 그렁그렁 눈물부터 지으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새빛돌봄'은 이재준 수원시장이 도입한 마을공동체 기반의 맞춤형 복지 시책이다.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라는 민선8기 비전을 활용해 이름을 만들었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 다세대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권선구 '세 모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면서 우리 수원에 더는 감당 못 할 삶의 무게를 외로이 짊어진 이웃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부터 수원시 전체 44개 동으로 확대된 새빛돌봄은 복지 분야 혁신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취약계층에만 제공되던 돌봄 서비스를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 방문가사, 동행지원, 심리상담, 일시보호 등의 서비스를 소득, 재산, 나이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동별 '돌봄플래너'를 둬 기준중위소득 75% 이하 저소득 가구는 시가 특별히 챙긴다. 돌봄 서비스 비용도 1인당 연간 100만 원을 지원한다.
시민의 호응은 컸다. 19일 수원시정연구원 한연주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새빛돌봄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만족도가 90%가 넘었고, 92.3%는 다시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새빛돌봄이 시민의 삶에 녹아들면서 '새빛'을 브랜드로 한 '이재준표 복지' 프로젝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새빛민원실'이다.
새빛민원실은 지난해 4월 시청사 내에 개소했다.
시는 이곳에 경력 20년 이상의 공무원들을 배치해 복합·고질 민원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고 있다. 베테랑 공무원들이 사업 부서와 현장을 뛰어다니며 민원을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민원인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핑퐁' 문제도 사라졌다.
장애인 부부가 운영하던 버스 매표소를 옮기거나, 지장물을 서둘러 이전해 통학로 안전을 확보하는 등 이들이 처리한 민원만 지난 1년간 무려 1850건이나 된다.
"부서 간 떠넘기기로 인해 민원인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해 온 이 시장의 약속이 실현된 셈이다.
이제 새빛민원실은 전국 지자체 민원 서비스의 본보기가 됐다.
그동안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35개 지자체·기관 관계자가 새빛민원실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새빛민원실을 방문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95점이 나왔다.
행정안전부 주관 '2024년 지방자치단체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도 새빛민원실 덕에 기초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수원시의 우수기관 선정은 4년 연속 이룬 쾌거다.
새빛민원실의 후속작 '새빛하우스'는 구도심 저층 주거지를 수리해 주는 사업이다. 재개발, 재건축, 소규모 정비 등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역적 한계 탓에 늙어가는 주택에 살아야 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난해 7월 도입했다.
대상은 20년 이상 된 단독·다가구·다중주택과 다세대·연립주택 등이다.
지난해에만 305호가 수원시의 도움을 받아 재탄생했고, 올해는 699호를 손봐주기로 하고 신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려 2200여 호가 몰려, 지원 가구를 선정하데 애를 먹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맞춘 틈새 정책도 눈길을 끈다.
'새빛돌봄 반려견 일시보호 서비스'는 일정 시간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없는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다.
공공이 반려견도 돌봐주는 시대를 전국 최초로 수원시가 연 셈이다.
시는 지난 16일 일시보호 수가(이용료) 체계도 시민 눈높이에 맞게 재조정했다. 기존에는 반려동물(견) 일시보호 때 1일 기준으로 6만 원이 부과했으나, 반려동물의 크기에 따라 3만 5000원, 4만 원, 5만 원으로 세분화했다.
추가 비용인 차량 이송, 입질 비용은 견종 구분 없이 2만 원으로 같다.
폭염 등 기후온난화에 취약한 가구를 돌보기 위한 '새빛냉방비' 사업도 있다.
시는 지난해 무더위 때 3800여 가구에 냉방비 5만 원씩을 깜짝 지원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은 줄이고, 전기료 부담에 에어컨 켜기가 두려운 차상위 계층의 시원한 여름나기를 돕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원시는 이 밖에도 발달장애인 4700여 명과 그 가족을 위한 종합정보 시스템 '새빛이음'을 구축하는 등 '새빛' 시리즈로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새빛으로 대표되는 민선8기 수원시정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7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70%를 넘어섰다.
수원시정연구원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지난 1월 19일까지 18세 이상 시민 2041명에게 물은 결과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빠짐없이 시정에 녹여낼 것"이라며 "빛나는 시민을 위한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