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시장 취임 2주년] ②꽉 막힌 '경제 동맥' 뚫었다


수원화성 건축 제한 완화, 기업에는 '새빛펀드' 마중물

수원기업새빛펀드 비전을 선포하고 있는 이재준 수원시장./수원시

민선8기 이재준 수원시장이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 이 시장은 지난 2년 수원화성 일대 건축규제를 해결하고 수원 연구개발(R&D) 사이언스파크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새빛펀드' 등 기업투자 마중물 정책과 '새빛돌봄'으로 대표되는 맞춤형 복지시책도 시민의 삶에 녹아들었다. <더팩트>는 3차례에 걸쳐 전반기 2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①홀대받던 서수원이 '들썩'-사이언스파크 정상화·구운역 신설 확정 등 호재에 '반색'

②꽉 막힌 '경제 동맥' 뚫었다-수원화성 건축 제한 완화, 기업에는 '새빛펀드' 마중물

③민생에 '온기'…시민에게 따뜻한 빛-이재준표 맞춤형복지 '새빛돌봄'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수주를 하고 양산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새빛펀드가 회사 가족들에게 든든한 빛이 됐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있는 ㈜코아칩스 오재근 대표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쩍쩍 갈라진 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를 맞은 듯한 기분이다. 방송과 인터넷에서 보던 기회가 자신에게도 찾아왔기 때문이다.

2007년 설립된 ㈜코아칩스는 무전원 센서 기반의 IoT(사물인터넷) 플랫폼·스마트 사출기를 개발·생산하는 디지털 전환(DX)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직원은 23명, 지난해 매출은 58억 4000만 원이었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업계에 소문이 나면서 주문은 늘었지만, 피크(PEEK; Polyether Ether Ketone)와 알루미늄 등 원자재가 고가여서 양산까지 어려움이 컸다.

피크는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화학 저항성도 뛰어나 반도체나 항공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원료가격 자체가 높아 상당한 고가라고 한다.

양산 자금으로 고민하던 오 대표에게 희소식이 날아든 것은 지난 4월이다. 수원기업새빛펀드 2호 소재부품장비펀드(아이비케이-코오롱 2023 초격차 투자조합)가 30억 원을 투자를 실행한 것이었다.

㈜코아칩스의 한 직원은 18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양산에 물꼬가 트이면서 생산라인이 바빠졌다"면서 "오 대표는 해외 세일즈 중"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수원기업새빛펀드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투자 ‘마중물’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벤처·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펀드다. 대상은 창업초기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바이오헬스케어, 4차 산업혁명, 재창업 분야 기업 등이다.

수원기업새빛펀드 결성액은 3068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월 이 시장이 밝힌 목표액의 3배에 달하는 규모로, 기초자치단체로는 최대 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은 당시 10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200억 원 이상을 수원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조성액이 1년 6개월여 만에 목표를 초과하면서 수원 기업에도 65억 원 많은 265억 원 이상 쓰이게 됐다.

수원화성 창룡문 인근의 주택. 이 일대는 문화재 보호를 위한 건축규제 등으로 인해 쉽사리 증축이 어려운 곳이다./

기업들이 새빛펀드를 발판으로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꿈꾸고 있다면, 이 시장 취임 뒤 수십 년 족쇄에서 풀려나 회복의 기지개를 펴려는 곳도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 일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5.036㎢다. 수원시 전체 면적의 4.2%에 이르는 이곳에 대한 규제는 2008년 시작됐다.

2010년부터는 성곽외부 반경 500m까지 건축물 높이가 거리에 따라 8~51m로 제한됐고, 그마저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5만 3889가구, 무려 주민 10만 7000여 명이 집이 낡아 비가 새도 함부로 손볼 수 없었다.

집수리는커녕 재개발·재건축도 아예 남의 동네 이야기였다.

이날 찾은 수원화성 장안문과 창룡문 일대는 그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수원 토박이라는 주민 박모(53) 씨는 "과거에 이곳은 수원의 중심지였지만, 온갖 규제로 급격하게 슬럼화됐다"며 "생활에 불편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처럼 재산권을 15년여 희생해 온 이들에게도 볕이 들기 시작했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건축허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고시를 한 것이다.

이 고시에 따라 수원화성 외부 반경 200~500m 구역에서도 수원시 도시계획조례 등을 근거로 인허가를 내줄 수 있게 됐다.

수원시 도시계획조례를 토대로 심의하면 건축물 높이제한이 없어져 재개발, 재건축도 가능하다.

이런 성과 뒤에는 이 시장의 발 빠른 대응이 숨어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무총리 주재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문화재청이 ‘보존지역의 범위를 주거·상업·공업지역에 한해 200m로 완화한다"고 밝히자마자 문화재청에 규제 완화 협의를 요청, 조정안을 논의했다.

지역 정치권과 협력, 뒤이어 열린 문화재위원회 심의해서도 ‘원안 가결’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장안문 근처 수퍼 앞에서 만난 주민은 "규제가 풀린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들었다"며 "어차피 평생을 살 터전이니, 증개축 등이라도 수월해 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수원시는 이 일대를 ‘수원화성생활권’으로 묶어 주민주도형 정비방안을 구상 중이다. 공원과 생활편의시설, 안전시설 등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 11일 이런 내용을 담아 ‘2030 수원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화성의 가치를 더 높이면서 시민들의 삶이 풍족한 수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 취임 이후 건축규제가 완화된 수원화성 일대 전경./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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