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 측근 인사들이 관급자재 계약 과정 등에 개입한 뒤 업체들로부터 이른바 '페이백'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측근은 나주시 공무원과 선거캠프 출신 인사 등으로, 계약이 성사되도록 도와준 대신 계약 금액의 10%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지역업체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윤 시장 출범 이후 끊임없이 제기돼 온 측근 인사들의 '이권개입' 비리 의혹이 속속 불거져 나오면서 안팎에선 경찰 수사를 통해 개인 비리 의혹인지 아니면 윤 시장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나주지역 한 업체 대표 A 씨는 윤 시장 취임 이후인 2022년 7월 1일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총 10억 원에 달하는 관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윤 시장의 비선으로 익히 알려진 선거캠프 출신 B 씨 대신 (같은 선거캠프 출신인) C 씨가 페이백을 받으러 와서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C 씨는 윤 시장 선거캠프 출신 인사로, 나주시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수의계약 대상을 '도내 농공단지'로 확대 추진하면서 시와 유착 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화순지역 업체 대표다.(<더팩트> 7월 5일 보도, 나주시, 특정 외지업체 밀어주기?…이상한 수의계약 조건)
C 씨는 페이백을 수금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기자가 무슨 검사냐. 이런 질문이 황당하고 불쾌하다.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주지역 업체 대표 A 씨는 "나주시청 공무원 D 씨도 자신의 집으로 타 지역업체 관계자를 불러 페이백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D 씨는 "지난해 가을쯤, 보성업체 상무가 나주에 온 적이 있다. 집으로 초대해 차를 대접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지난달 28일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나주시 관급자재 계약현황' 자료를 보면 해당 보성업체는 지난해 5월에만 모두 4건에 8250만 원의 관급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공무원들은 "윤 시장 취임 이후 특정 부서 팀장급으로 임용된 후 몇 달 전 사직한 E 씨가 있는데, 현재도 계약 목록을 받아 업체명을 메모지에 적어주는 등 여전히 외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E 씨는 "내가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할 일이 무엇이 있겠나. 어차피 소설을 쓸 것인데, 통화할 필요가 없다"고 전화를 끊은 이후 더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윤 시장 측근 인사 일부는 "E 씨가 나주시로부터 계약 목록을 받아 업체를 결정하는 등 지금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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