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환승 정류소 2차 개선 사업 '도루묵?'…경기 "추진해야" vs 서울 "예산 낭비"


1차 완료, 2차는 서울시 예산 미확보 '사실상 중단'
경기도 추진 요구에 서울시 "공간 없고, 예산 낭비"

서울시가 노선별 대기판이 생긴 후 교통정체로 논란이 된 명동 광역버스 정류소의 노선별 대기판 시행을 오늘부터 유예한다. 명동입구 버스 정류소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서울시의 예산 미반영으로 양재역 등 광역버스 환승시설 2차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경기도)

"전수 조사를 통해 기능 개선 사업을 끝낸 만큼 환승시설 재설치 등 추가 공사는 예산 낭비다."(서울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1년부터 추진 중인 '광역버스 회차 및 환승시설 개선 사업(2차)'이 서울시의 예산 미확보로 설계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기도와 서울시에 따르면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 등 4개 기관이 참여해 추진 중인 '광역버스 회차 및 환승시설 시범사업'이 2차 사업 설계단계(2023년 4월~)에서 중단된 상태다.

이 사업은 서울 주요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추진 중이다.

4개 기관은 2021년부터 총사업비 502억 원(국비 150억 6000만 원, 서울시 175억 7000만 원, 경기도 153억 8100만 원, 인천시 21억 8900만 원)을 투입해 1차 사당역, 당산역, 강변역, 합정역, 홍대입구역, 강남역, 서울역 서부 등 7개소, 2차 신논현역, 명동 국민은행 앞, 양재역, 양재시민의숲, 도봉산역 등 5개소의 환승시설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곳의 1일 광역버스 이용자 수는 9만 7430명(서울시~경기도 8만 1571명, 서울시~인천시 1만 5859명)에 달한다.

그러나 1차 사업은 사업비가 정상 투입돼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반면, 2차 사업은 서울시의 예산 미편성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와 인천시는 4개 기관 협약(2021년 7월)에 따라 1차(각 123억 3500만 원, 17억 3500만 원)에 이어 2차 사업 분담비 30억 4600만 원과 4억 5400만 원을 확보했다. 반면, 서울시는 1차 사업비 140억 7000만 원만 반영하고, 2차 사업비 35억 원은 예산 사정 등을 들어 편성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지난해 11월 24일 개최된 4개 기관 회의에서는 서울시가 예산 확보에 난항을 표명했고, 대광위는 교부된 국비(30억 원) 불용 시 재차 이월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7억 원) 상태에서 더 이상 사업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2차 사업은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2차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7월 말에 다시 한번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 여부에 따라 사업 진행 방향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올해 초 명동 버스 대란 이후 환승정류소 개선 사업 대상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정류소 기능 개선을 끝내 더 이상 사업 추진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명동이나 신논현 쪽에는 환승센터를 설치할 공간이 없고, 올해 초 명동 버스 대란 이후 정류소 분산 조치를 해 추가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재역과 양재시민의숲은 같은 권역으로 승·하차객이 많지 않아 굳이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없고, 도봉산역은 재설치가 예산 낭비인 것으로 판단돼 사업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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