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들 "故 대전용산초 교사 순직 인정해달라"


대전교사노조 등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
"순직 인정 통해 상처받은 모든 교사들을 위로해달라"

대전지역 교사들이 18일 세종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故 대전용산초 교사의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 대전교사노조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지역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한 故 대전용산초등학교 교사에 대해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초등교사노조와 대전교사노조는 18일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직 인정을 통해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보다 학생들을 사랑했고, 가르침에 진심이셨던 故 대전용산초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어느덧 1년이 다 돼 간다"며 "수년에 걸친 악성 민원, 무혐의로 판정 난 아동학대 고소, 그 험난한 과정을 홀로 견뎌야 했던 선생님은 끝내 떠났지만 그 죽음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죽음을 책임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지만 선생님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해자를 처벌하고, 교권 침해로 인한 죽음을 순직 인정함으로써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故 대전용산초 교사는 2019년 당시 대전관평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하던 중 학급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며 "하지만 고소장에 적힌 내용은 모두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에 할 수 있는 생활지도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무혐의 처분의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무혐의 처분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것이며 그 처분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이들은 "그럼에도 해당 학부모는 학교뿐 아니라 교육청에도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었다. 교사를 학교폭력 가해자로도 신고했다"며 "고인을 향한 교권침해는 고인이 해당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수년간 계속 이어졌고 이런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과정 속에서도 고인은 교사로서의 본분을 다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고자 했던 노력들이 번번이 악성 민원으로 돌아왔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교직 환경을 개선하고자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지만 벼랑 끝에 선 교사를 붙잡아 줄 도움의 손길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고인의 죽음은 교사의 손발을 다 묶어놓고 책임만 강요하는 교직 사회가 만들어 낸 사회적 죽음으로 우리는 고인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고인의 명예를 돌려줬으면 한다"며 "순직 인정으로 함께 상처받은 교사들을 위로해주고 이를 통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노조는 "이번 순직 인정은 단순히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함께 별이 되신 또 다른 선생님들의 순직 인정을 위한 발걸음이자 희망"이라며 "이 모든 일이 선생님을 우리 곁에 돌아오게 할 수는 없다는 것에 참담함을 느끼며 살아생전 지켜드리지 못한 명예를 순직 인정을 통해 회복시켜주시기 바란다"고 읍소했다.

한편 초등교사노조와 대전교사노조는 심의위원회가 열리는 19일 서울 공무원연금공단과 세종 인사혁신처 두 곳에서 故대전용산초등학교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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