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39% '꽃' 못 피웠다


생육 불량·수세 약화 등 원인…지난달 강한 비바람도 생장에 악영향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의 39%가 개화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육 불량과 수세 약화 등 원인과 지난달 개화 시기에 한라산 내 강한 비바람도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해를 거듭할수록 분포 면적이 줄어드는 한라산 구상나무가 올해 39%는 꽃을 피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구상나무 암꽃 개화 상황을 조사한 결과, 평균 14개의 암꽃이 확인됐다.

제주도는 한라산 영실과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10개소)에 식생·환경변화 조사를 위해 고정 조사구를 설치하고, 100개체의 구상나무를 조사목으로 선전행 매년 개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그루당 평균 120개, 2023년에는 평균 8.1개였음을 감안하면 해거리 현상으로 관측된다. 단 지역별, 고도별 차이가 확인되며 결실 주기 및 구과 연구 특성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조사 지역별로는 성판악이 그루당 평균 8.2개로 가장 적었고, 백록샘 37.7개, 영실 38.9개 순이었다. 반면 왕관릉지역 2개소는 그루당 평균 85.5개로 가장 많았다.

개화하지 않은 구상나무 비율은 2022년 25%, 2023년 52%였고, 올해는 39%다.

이는 생육 불량과 수세 약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지난달 개화 시기에 한라산 일대에 강한 바람과 폭우로 암꽃의 피해가 관찰되며 이후 건전 열매로 생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본부 측은 "구상나무 쇠퇴와 고사 원인 규명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종합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화량과 구과 결실 등에 대한 연구는 자생지 내외 보전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전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구상나무 보전을 위해 2017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구과 결실 주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 연구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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