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대구 수성구에 사는 조미현(51) 씨는 백내장 수술을 앞두고 있다. 나안 시력 1.0이었던 그는 몇 해 전 시력이 저하되고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흐려 보이곤 했다. 안과를 찾은 그는 백내장 진단과 함께 수술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2일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백내장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이 2020년 141만 2671명에서 2021년 153만 8520명, 2022년 158만 2638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또 발병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경하 안과 전문의는 "최근 백내장 진단을 받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발병률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 현상은 눈을 과도하게 혹사하거나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된 원인도 한몫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내장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체가 사물을 보는 원리부터 이해해야 한다. 빛이 안구 내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면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힌다. 이때 상을 맺히게 하는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 수정체다. 수정체로 인해 사물이 또렷이 보이는데 백내장 질환이 생기면 수정체가 노화나 여러 가지 이유로 혼탁해지면서 시력 저하나 눈이 침침한 현상을 나타낸다. 자칫 노안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최근 백내장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안과 백내장 질환이 급격히 늘어난 건 10여 년 전부터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시점과 유튜브 등이 활성화된 시점과 비슷하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나 현란한 컬러 파장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의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특히 수면 전 불을 끈 상태에서 스마트폰 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홍채와 수정체에 큰 부담을 준다. 눈에 검은자위 부분이 홍채인데 어두운 곳에서는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홍채가 커지는 현상이 생긴다. 밝은 곳에서는 빛을 적게 받아들이기 위해 홍채는 작아진다.
같은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면 수정체의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안구건조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런 환경적인 영향 때문에 백내장 진단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을 장시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퇴행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백내장은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뉘는 데 선천적인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후천적인 원인은 대부분 노화인 퇴행성에 의해 발병한다. 그 외 요인으로는 당뇨, 내분비질환, 스테로이드성 약물의 장기 사용 등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눈을 혹사하는 환경에 노출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원리는 어떨까
백내장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렌즈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단초점 수정체는 근거리나 원거리를 교정하는 렌즈를 시술자가 선택 후 수술하고, 교정되지 않은 거리는 안경을 착용하는 방법이다. 통상적으로는 원거리를 교정하고 근거리는 돋보기를 착용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경우 굴절형, 회절형, 초점 심도를 증가시키는 렌즈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원거리는 물론 근거리도 돋보기 없이 잘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렌즈별로 초점 거리가 달라 개인의 환경과 생활 습관에 따라 렌즈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렌즈별로 장단점이 있으며 어떤 인공수정체도 완벽한 것 없으므로 다양한 장단점과 부작용, 자신의 환경과 수술비 등을 꼼꼼히 확인 후 렌즈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전 검사를 충분히 한 후 경험이 풍부하고 의료 기술이 좋은 의료인에게 수술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경하 전문의는 "휴대폰 블루라이트와 파장이 눈의 질환을 야기하는 데는 의료인들의 견해나 나뉘지만 눈을 혹사시키는 환경이 퇴행성 질환을 초래한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며 "안과 관련 질환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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