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도 사실 밝히려 몰래 녹음한 남편…검찰, 불기소 처분


이혼 소송 중 불륜 증거 확보 위해 아내 차량에 녹음기 설치

아내의 외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한 남성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더팩트DB

[더팩트ㅣ부산=강보금 기자] 여러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하던 중 증거 확보를 위해 아내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한 남성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기소유예 불기소 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무혐의와 달리 혐의는 인정되나 사정을 참작해 법정에 세우지 않는 처분이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아내 B씨의 차량에 녹음기능을 켜둔 휴대전화를 설치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려다 미수에 그쳐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와 이혼 소송 중이었으며 A씨는 B씨가 여러 남성들과 만남을 가진 사실을 알고 소송에 쓰일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에서 A씨의 법률대리인은 A씨가 B씨의 외도사실을 확인한 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기기 설치 이후 곧바로 B씨에게 발각돼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며 A씨가 어린 자녀들에 대한 양육자 및 친권자로서 양육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처벌이 이루어질 경우 경제적 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범행을 뉘우치며 자녀양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해당 사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유한) 대륜 장은민 수석변호사는 "타인 간의 전화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것은 어떤 동기에서든 죄책이 가볍지 못하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자신의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황에서 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이라며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고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아야 했던 부분이나 어린 자녀들을 양육하는 양육자임이 참작될 수 있도록 조력해 불기소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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