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보고 서 있어" 아동학대 혐의 40대 유치원 교사 '무죄'

대구 달서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을 신체적·정신적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유치원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자신이 맡은 원생들을 신체적·정신적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유치원 교사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1·여) 씨에 대해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대구 달서구의 한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며 지난 2021년 5월부터 9월까지 6~7세 아동들이 말을 듣지 않지 않는다는 이유로 19회에 걸쳐 신체적·정신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113dB 정도의 소리가 나는 전자호루라기를 아동의 귀 가까이 대거나 피해 아동들의 배를 손으로 치거나 칠판 앞에 10여 분 동안 앉아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A 씨는 "피해 아동들이 위험한 행동을 해 안전과 교육을 위한 행동으로 아동학대 고의가 없으며 상호작용 과정에서 장난스럽게 한 행위도 있었다"고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아동진술 관련 전문심리위원은 ‘피해 아동들의 진술에 신뢰성이 있지만 아동학대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건 발생 일시 출석부에 따르면 원생들이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은 날인 점 △113dB은 전자호루라기를 연속적으로 길게 눌러서 나왔을 때 보이는 결과인 점 △칠판 앞에 앉아 있는 행위가 아동의 정신건강 복지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만한 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손바닥으로 밀듯이 배를 쳤고 한 번에 배를 친 횟수도 1~4회인 점 △배를 맞은 후 아이들이 고통 호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유죄를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아동에 대한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tktf@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