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의령=이경구 기자] 경남 의령군이 군의회에 제출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결국 군의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좌절됐다. 국비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해 논란이 일었던 1차 추경에 이어 긴급하게 편성 요청한 2차 추경마저 외면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13일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조례안 9건을 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지방자치법 제54조에 따라 15일 이내에 임시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의령군의회는 기한 마지막 날인 28일까지 애타는 군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약속 이행도 없었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달 1회 추경에서 군의회가 각종 민생 관련 예산과 국·도비 사업추진에 필요한 매칭 예산 88억 원을 무더기 삭감한 것을 복원시켜 민생 안정 지원과 정부 공모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계획하고 준비했다.
군은 이번 2차 추경에서 군민 생명과 직결되고 군민 다수인 농업인들을 위한 시급한 예산 66억 원을 포함한 154억 원을 편성했다.
군은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지원사업'과 시급한 농업인 피해를 막기 위한 채소가격 안정지원사업·생태농업단지조성 등의 예산을 군의회가 외면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군민에게 가게 됐다고 전했다.
군의회는 지난달 11일 성명을 발표하며 '보여주기식 예산, 일회성 소모성 예산, 낭비적인 예산 집행'에 과감하게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국비 지원을 받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은 좌초 위기에 놓였다. 군의회는 국비 10억 원을 지원받은 청년 사업을 '사업효과 불확실'로 전액 삭감했다. 이후 김규찬 의장은 청년들의 항의 방문에 "2차 추경의 이른 시간 안에 청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예산을 통과시키겠다"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시회 소집 마감 기한인 28일까지 군의회가 응하지 않자 오태완 군수는 29일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군의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응급의료 등 군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군민을 위한 의회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부 공무원들에게는 "군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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