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천=최대억 기자] 경북 영천시가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되레 이탈자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市)와 군(郡)을 구분하는 주요 기준인 10만 명 인구 붕괴를 막기 위해 각종 장려금을 늘렸지만 일정 기간 거주만 하고 떠나는 ‘먹튀’로 세금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2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영천시의 4월 현재 인구는 10만 146명으로 최근 2년에 걸쳐 가장 많았던 2022년 1월(10만 1634명)보다 1400명이나 줄었다.
이 기간 내에 영천시가 쓴 전입 지원금은 2022년 9억 2417만원(5351명), 2023년에는 28.9%(3억 7500여만 원) 증액된 역대 최고 지급액인 12억 9998만 1000원(7741명)으로 2년간 22억 원이 넘는 예산을 전입 장려금에 투입했다.
특히 지난해는 지원금 수혜자들이 수치상으론 2022년보다 2390명(전입·신혼·기숙사 등 지원 중복 인구)이 늘어난 4억 원에 가까운 지원금을 더 수령했다. 하지만 해가 바뀐 지 불과 4개월 만에 인구는 2년 전보다 1488명(실제 인구)이 더 줄어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2년 동안 영천시에 인구 유입이 일시적으로 가장 많았던 시점은 신규 공장 14곳(2022년 10월~2023년 8월)이 관내에 사업 등록을 한 시점과 맞물린 것으로 나타나 전형적 보여주기식 정책의 효율성 저하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14개 공장에서 근무 인력 217명 가운데 63.5%(138명) 주소지가 영천으로 파악되는 등 2년간 영천지역에서 이러한 형태의 소개(이전 완료) 실적으로 개인과 기업·단체에 지급된 지원금(기숙사비 별도)은 총 1억 2828만 5000원(97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표피적 인구 유입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천시 인구수는 지난해의 경우 5월(-109명)을 기점으로 6월(-75명), 7월(-92명), 8월(-163명), 9월(-110명), 10월(-163명) 등에서 뚜렷한 인구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앞서 2022년 2월(-121명), 5월(-101명), 6월(-106명), 11월(-130명) 등 한꺼번에 이탈한 것도 ‘인구 절벽’ 영천시의 인구유입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신규공장 인구유입에 따른 사후관리에 대해 오히려 해당 내용을 취재하는 취재진에게 되묻기까지 하는 등 시는 관리·감독 의무에 허술함을 보였다.
결국 최근 2년 동안 영천시의 전입지원금 실적과 인구수 증가는 상관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만 수치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또 전입금 지원에 따른 일시적인 인구 증가와 급락한 측면은 오히려 지원금을 노린 ‘먹튀’ 의혹과 함께 영천시의 관련 정책 및 관리체계가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도 입증됐다.
영천시 관계자는 "인구유입에 한계가 있는 게 맞다"면서 "낙후된 부동산 환경 등으로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대구 근교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밖에 취재 과정에서 지난해 영천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기간(11월 28일~12월 4일)중에 영천시가 10개월치(1월~10월까지) 전입 지원액(9억 7189만 1000원)만 제출했다가 감사 후에서야 3억 2800여만 원을 회계처리한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의회는 올해 들어 3번의 임시회(제235회~제237회)가 개회됐지만 이에 대한 논의 등 후속 조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영천시의회 하기태 의장은 "지원금 노린 ‘먹튀’ 의혹 및 전입자 정착 여부 등 총제적 감사와 함께 사법당국과 공조 단속도 검토할 것"이라면서 "인구 정책은 인구 유입에 앞서 영천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부터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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