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제주 지역에 2차 생장으로 인한 벌마늘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 첫 마늘수매가 시작됐다.
20일 오전 찾은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매년 마늘수매가 시작되는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마늘 수매를 위한 트럭들이 길게 줄을 서는 것과 다르게, 올해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유는 벌마늘 피해 때문. 통상 마늘 한 대의 경우 6~7쪽의 마늘이 자라는 데 반해, 벌마늘은 줄기가 2차 생장을 하며 마늘쪽 개수가 2배 이상 많아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앞서 제주도가 도내 마늘농가를 대상으로 벌마늘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7.8%의 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 대비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가뜩이나 인력난에 허덕이는 농가들은 벌마늘 피해마저 확산되자 정부차원의 벌마늘 전량수매, 마늘 수매가 ㎏당 4500원 보장 등을 촉구했었다.
전국 마늘 수매가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대정농협에서 정한 마늘수매가는 ㎏당 상품 3800원, 중품 3100원, 하품 2400원이다.
상품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600원이 오른 가격이기는 하나 벌마늘 피해로 인해 상품이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농가들의 근심 역시 깊어진 상황이다.
수십 년째 대정 지역에서 마늘농사를 하는 이모(70)씨는 "올해만큼 벌마늘 피해가 심했던 적이 없다. 수매가가 전년보다 올랐지만 상품이 줄어들며 올해 역시 마늘 농사를 망쳤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정부는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지자체 피해조사를 진행 중이다. 도내 농가 대부분이 농약대(㏊당 250만 원)에 해당되며 현실적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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