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간티니 광주 인권상 수상자 “한국 못 올까봐 수상소식 알리지 못했다”


5⋅18기념문화센터 제25회 광주 인권상 시상식 열려...300여 명 시민 참석해 축하

제25회 광주 인권상 시상식이 18일 5⋅18기념센터 민주홀에서 열렸다. 광주 인권상 수상자인 수간티니 마티야무탄 탕가라사 인권활동가는 이 상은 타밀족과 수많은 여성들을 위해서 대신 받은 상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광주 인권상과 꽃다발 트로피를 받고 활짝 웃고 있는 수간티니 모습 (사진 왼쪽부터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수상자 수간티니 인권활동가, 강기정 광주시장) / 광주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18일 오후 6시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제25회 광주 인권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광주 시민 300여 명 참석해 축하했다.

제25회 광주 인권상 수상자인 스리랑카 수간티니 마티야무탄 탕가라사 인권활동가는 "이 상은 나 혼자를 위한 상이 아니고 민족과 수많은 여성들을 위한 상이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수간티니 인권활동가는 시상식 전에 한 인터뷰를 통해 "광주 인권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이를 철저히 감춰야 했다"고 밝혔다. 수상 소식이 스리랑카 정부가 알게 되면 출국금지를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밝혀 아직도 그녀가 완전히 자유로운 신분이 아님을 암시했다.

수간티니 인권활동가는 타밀어로 ‘존엄성을 향한 멈추지 않는 투쟁’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미라’ 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며 스리랑카 정부군 보안부대에 의해 일상적으로 인권을 침해당하는 여성들을 옹호하기 위한 투쟁을 해왔다.

스리랑카에서 타밀족과 싱할라족 간 30년간 내전이 있었는데 이 기간 동안 싱할라족이 타밀족을 20만에서 30만 명 정도를 학살했다.

2009년 마지막 전쟁에서 타밀족과 싱할라족 간의 스리랑카 내전으로 인해 그녀가 살고 있던 타밀 일람 주 전체가 스리랑카 보안부대의 공격을 받았다. 또, 보안부대가 수십만 명의 타밀인들을 강제수용소로 강제 이주시키고 수차례의 고문으로 학살을 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이 공교롭게도 같은 해 5월 18일이었다.

당시 수간티니 인권활동가도 악명 높은 팜파이마두 수용소에 불법 구금되어 수차례에 걸친 강간과 고문을 당해야 했다. 이후 부당한 기소를 당했지만 스리랑카 법원은 그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녀는 당시 수용소에서의 기억에 대해 "수용소에 감금된 10여 명의 여자들에게 옷을 주지 않고 매일 고문과 강간을 당해야 했다"면서 "풀려난 이후에도 트라우마로 괴로웠지만 같은 피해를 입은 여자들에게 삶의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수간티니 인권활동가가 구금당했을 때의 기억을 덤덤히 이야기하자 일부 여성 참여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상에 나선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한민국에서 5월 18일과 타밀족의 5월 18일은 모두 학살을 기억하는 날이다"면서 "광주와 타밀족의 5월 18일은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는 승화되지 못한 아픔이지만 앞으로 아픔이 치유되는 그 날까지 연대하는 마음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간티니 인권활동가는 부상으로 상금 5만 달러와 트로피를 수여받았다.

광주 인권상은 200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던 여러 상들을 통합하고 위상을 높여 재정비한 상으로 인권과 통일, 인류의 평화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한 현존하는 국내외 인사, 단체를 발굴하여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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