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외국인 유학생 등 학생 연구원 17명의 인건비를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대학 교수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김석수)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영남대학교 A(48)교수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교수는 연구책임자로서 지난 2019년 1월 23일부터 2021년 12월 23일까지 소속 대학 산학협력단에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비용을 청구한 뒤 학생 연구원 B씨 등 17명에게 지급된 연구비 및 인건비 3억 5400여만 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산학협력단은 학생 개인 계좌로 연구비를 지급했지만 A교수는 학생들의 통장과 비밀번호를 직접 관리하며 받은 인건비를 현금으로 인출하고, 석사 과정 연구원에게는 한 달에 50만 원, 박사 과정 연구원에게는 한 달에 50만~100만 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남은 돈은 지정된 용도 외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연구원 중 11명은 국내 사정이 어두운 외국인 유학생들이었으며, 말을 듣지 않으면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검찰 수사결과 A교수는 편취한 연구비로 2억 3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 구입하고, 학생 연구원들에게 졸업과 논문 게재를 대가로 자신에 대한 유리한 내용을 진술해줄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장기간에 걸쳐 보조금을 편취한 점, 상당 부분은 학생들의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점, 편취금 전액을 공탁하고 동료 교수와 제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영남대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A교수에 대한 판결 내용을 확인 한 뒤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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