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평소 만만하게 생각하던 지인의 술에 농약 등을 타 독살하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성욱)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4)씨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4일 오전 11시 38분쯤 지인 B(61)씨에게 "술을 마시자"고 연락해 같은 날 오후 2시 10분쯤 경북 영주에 있는 B씨의 집 부엌에서 농약과 수면제, 양주를 섞어 술상을 준비했다. B씨가 젓가락으로 술잔을 휘저어 맛을 본 뒤 이상한 맛이 나 먹지 않자 압박을 줘 강제로 마시게 했다. A씨 역시도 함께 술을 마셨다.
오후 5시쯤 A씨는 119에 "농약을 마셨다"고 신고를 했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주거지에 B씨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쯤 뒤 B씨의 집을 방문한 동네 주민이 B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는 평소 B씨가 자신보다 어리고 심장에 질환이 있고, 왼쪽 다리를 전다는 이유로 무시하며 때리거나 괴롭혀왔다. 범행 당일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던 차에 자신과 함께 죽을 대상으로 B씨를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입은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작지 않고, 계획적으로 범행에 이르렀음에도 ‘자신의 구토물이 B씨의 잔에 들어가게 돼 농약을 섭취하게 된 것 같다’는 변명을 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도 의문이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 판단에 대해 검찰과 A씨는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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