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그적' 광주경찰…'기자 명의도용' 특정후보 비방 수사 의지 없나


고소장 접수 3달 가까이 피의자 특정 못해
수사 의지 부족 지적도…경찰 "수사 결과 안 나올 수도 있다"

기자 명의도용 수사가 석달째 별다른 성과 없이 진행되고 있다./광주 남부경찰서 전경

[더팩트 l 광주=김남호 기자] 전남 나주지역에서 기자 명의를 도용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특정 지역의 '밴드'(SNS)에 올린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가 오는 14일로 석 달째를 맞지만 지지부진하기만 하다.(<더팩트> 2월 14일자 '기자 명의 도용 후 나주·화순 특정 후보 비방글 게재 논란')

경찰은 현재까지 명의를 도용한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는 등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네이버 등에 압수영장 집행을 했음에도 손에 잡히는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남부경찰은 지난달 26일 압수영장 집행을 통해 <더팩트> A기자의 명의를 도용한 것과 관련, 네이버 등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13일 누군가 A기자의 명의를 도용 후 나주·화순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게재한 것과 관련해 네이버 등에 대해 압수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피의자로 추정되는 이의 이름과 네이버 밴드 가입 당시 기재한 다른 포털 사이트 이메일 주소 등만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문제는 고소장이 접수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고, 명의 도용을 한 피의자를 특정조차 못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명의 도용 사건 수사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A기자의 명의를 도용한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밝히는 것인데, 경찰은 생년월일이 파악되지 않으면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수사 의지가 있는 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생년월일을 확보하지 못했고 동명이인도 많은데, 현재 상황에선 해당 이름을 가진 이의 이메일 주소를 토대로 영장을 신청한 뒤 정확한 생년월일과 이름의 동일인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으며, 수사 결과 안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A기자는 지난 2월 13일 나주지역 유권자들로 구성된 ‘빛가람혁신도시 발전협의회’라는 밴드 등에 누군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게재한 혐의(명의도용 등)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특정 후보의 얼굴이 실린 사진과 함께 ‘명품 화순, 명품 살 돈 만들어야지’와 ‘깨끗한 군수, 돈 받고 안걸리면 돼’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또 ‘적폐청산 비리척결 화순군수 각성하라’는 내용이 담긴 비영리 민간단체의 집회 직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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