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삼성그룹의 프로축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가 K1리그에서 K2리그로 강등된 뒤 모기업의 고강도 감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고참급 부장들은 직책까지 박탈돼 희망퇴직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삼성블루윙즈의 모기업인 제일기획이 지난 1월부터 한 달여 넘게 축구단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진단해 분위를 쇄신하기 위한 감사였다는 게 구단 내부의 전언이다.
감사 결과 부장급(프로) 6명 가운데 ‘팀장’ 직책을 수행하던 3명이 지난달 조직개편 등을 통해 보직을 내려놨다고 한다.
사실상 강등된 이들을 대상으로는 희망퇴직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는 보직이 주어지지 않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직원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제일기획은 K2 강등 이후 구단 운영예산도 20~30% 줄였다고 한다.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근무 30여 년 넘은 고참들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어린 직원들이 팀장을 맡다 보니 내부적으로 어수선하고 미묘한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일부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은 경기장 순찰을 도는 등 마땅한 업무도 없는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제일기획은 지난 1월 오동석 전 단장과 이준 전 대표이사를 사실상 경질하고 박경훈 신임 단장을 임명했다.
또 강우영 부사장이 축구단 대표이사직을 겸임하도록 했다.
수원삼성블루윙즈 관계자는 "젊은 친구들이 팀장을 하다 보니 기존 프로들과 상황이 역전된 경우가 있어서 서로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모기업 차원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지난 2014년부터 삼성전자로부터 수원삼성블루윙즈를 인수해 운영해왔다. 수원삼성은 지난해 K1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K2리그로 강등됐다. 수원삼성이 2부로 강등된 것은 1995년 창단 이래 처음이었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