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하반신 마비 환자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환자 가족이 골절과 환자 방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병원 측은 "병원 책임이 없다", "환자가 스스로 부러뜨렸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항의하는 환자 가족들을 향해 해당 병원장이 "싸가지 없다"고 말하고, 업무방해라며 경찰을 불러 강제 퇴원시키기까지 했다.
23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K요양병원에 입원한 주모(87) 씨가 다리에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 4월 16일 목욕을 하고 난 후 부터였다. 하반신 마비 환자로 장애지체 1급이었던 주 씨는 아픔을 느끼지 못했지만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가족에게 다리가 부어오른 것에 말한 시점은 4월 19일 금요일. 이후 가족들은 다리가 너무 많이 부은 모습에 병원에 골절 같다면서 엑스레이를 찍자고 요청했다.
병원 측은 주말과 영상 찍는 날이 수요일이라는 이유 등으로 촬영을 거절하다, 22일 월요일 가족들의 강한 요구에 이날 오후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하지만 엑스레이 사진이 너무 흐려 알아보기 어려웠고, 가족들이 재촬영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이를 거절했다.
가족 관계자는 "사진이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흐리게 보여서 재촬영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은 이 정도가 우리 병원 최선의 기술이다고 하더라"면서 "전문 기사가 온다고 해서 오후까지 기다렸는데 알고 보니 원무과장이 찍었다. 전문기사가 아닌 사람이 찍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엑스레이 판독 결과 ‘좌측대퇴골근위부 골절’ 진단이 나왔다. 이에 대해 가족들이 병원 측 책임을 강조하고 항의하자, 병원 측은 '병원 책임이 없다', '환자가 스스로 부러뜨렸다'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병원 측은 가족들이 업무방해를 한다며 경찰을 불렀다. 이 과정에서 병원장은 가운을 벗어던지며 가족을 향해 ‘싸가지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관계자는 "하반신 마비인 어머니가 어떻게 혼자 행동해 다리 골절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 병원의 과실 부분을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병원장이 갑자기 가운을 벗어던지면서 '싸가지 없이 의사에게 말한다'고 하더라"고 억울해했다.
이어 "의사는 진단서와 소견서만 써 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병원 책임은 없다고 끝까지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오자 병원 측은 가족들이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강제 퇴원 조치했다.
현재 환자는 가족들에 의해 타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가족들은 타 병원 이송 과정에서도 도움을 준 측도 병원이 아니고 경찰이었다며 분노했다.
가족 관계자는 "타 병원으로 이송하려는데 구급차를 불러준 사람이 병원에 출동한 경찰들이다"면서 "경찰이 오히려 병원비 일단 지불하고 사건화해서 구상권 청구하는 방안이 있다고도 알려줬다"고 전했다.
취재진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K요양병원 측에 관련 사건에 대해 질의했지만, 병원 측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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