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급하게 돈이 필요한 영세상인에게 대출을 위해 휴대전화를 신규로 개통하게 한 뒤 이를 팔아넘기는 식으로 수십억 원 상당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사기 등 혐의로 사기조직 총책 40대 A씨와 모집 총책 40대 B씨를 구속하고 이들을 도운 모집책 8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위 부동산 전세 계약서로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신규 개통을 조건으로 내세운 뒤 개통한 휴대전화를 중고 거래업자에게 팔아 넘기는 수법으로 15억 8000만 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대다수는 자금난을 겪는 영세사업자들이었다. 이들에게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통신사에 제출해 정상적인 사용자인 것처럼 가입하고 할부 구매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폰을 받은 뒤, 휴대폰 단말기를 중고폰 거래업자에게 처분했다.
또 유심칩은 다른 휴대폰에 꽂아 일정기간 통화량을 발생하게 해 통신사의 의심을 피해왔다. 범행 과정서 명의자들에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장, 휴대폰 개통 사실 확인서 등을 받아 수사기관과 통신사의 단속에 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일부 명의자들에게는 부동산 작업대출 진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해주겠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부득이 사금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특히, ‘자신의 명의를 휴대폰 개통에 제공하는 경우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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