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데가 없어서"…공유재산 소나무 친인척에 준 청송 공무원


공유재산 처분하려면 불용 처분 절차 거쳐야
농업기술센터 측, 실무자 행정절차 미숙 해명

청송군 공무원 A 씨가 공유재산인 조경수를 무단 반출해 자신의 친인척 집에 이식한 소나무./청송=김은경 기자

[더팩트 I 청송=오주섭 기자, 김은경 기자] 경북 청송군 공무원이 공유재산인 조경수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어기고 무단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청송군 공무원 A 씨는 지난 2월 농기계 임대사업소(진보분소)의 시설 확장 공사를 담당하면서 소나무 5그루(30년생 추정)를 친인척의 개인 주택 정원으로 이식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에 따라 소유자만 발급받을 수 있는 '생산이력표' 발급을 생략(위반 시 벌금 200만 원 이하)했는데, 공유재산법 위반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유재산법 제6조 1항에는 '누구든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아니하고 공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제99조에는 '제6조 1항을 위반하여 행정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청송군 법무감사팀 관계자는 "공유재산을 처분하려면 불용 처분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매각(감정평가) 또는 폐기 등 결정은 소속 기관 재산관리관이 판단한다"고 밝혔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7~8년 전에 한 그루당 16만 원을 들여 소나무를 심었다"며 "공유재산을 처분할 경우 먼저 관내 수요 조사를 하고 수요자가 없을 경우 타지역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당시 담당자가 '버릴 데가 없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B 씨는 "누가 봐도 계획적인 절도다"며 "행정재산을 개인 물품처럼 생각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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