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완주=이경선 기자] 전북 완주군의회에 냉기가 가득하다. 상임위원장이 발의한 조례안이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보류됐기 때문이다.
의원 발의 조례안이 보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정 대립이 심상치 않다.
지난 25일 군의회 제282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심부건 의원(자치행정위원장)이 일부 회의를 ‘보이콧’ 했다.
앞서 열린 제282회 임시회 자치행정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심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보류시킨 것에 대한 항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 의원은 제1차 회의에서 상위법(영유아보육법)에 따른 군 국·공립어린이집 민간 위탁 재계약이 가능한 ‘완주군 영유아보육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공동 발의(이주갑, 이순덕, 이경애, 최광호)한 의원들이 보류시켰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적법성, 타당성 등을 다루는 법적 검토 과정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류해 과도하게 민원을 의식했다는 눈총을 샀다.
이들이 조례안 공동발의에 이름을 올렸다가 입장을 바꾼 행동이 그런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조례안 보류로 인해 국·공립 어린이집과 민간·가정어린이집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가정어린이집의 입장이 갈린 상황에서 한쪽 입장만을 편든 것처럼 비춰진다는 이유에서다.
심 의원은 "지난해부터 완주군어린이집연합회, 국·공립어린이집 분과 회장과 민간·가정어린이집 분과 회장들을 만나 충분히 소통하고 양측의 동의를 얻은 후 조례안을 발의했다"며 "문제점을 개선하고, 앞으로 소통을 통해 보완해 공감을 얻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원 눈치 보느라 문제점 개선에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것은 우리 의원들이 성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완주군은 기존 '공개경쟁'에서 입장을 바꿔 '재계약' 진행 의사를 밝혔다. 올해 재계약을 앞둔 국·공립민간어린이집은 소양면 1곳이다.
이곳은 기부채납으로 앞서 2번 열린 공개경쟁에서 모두 유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년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시행되면 기존 법령이 바뀌게 돼 새로운 법령에 따라 조례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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