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 수원시가 ‘2026년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유치 신청서를 내면서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졸속으로 서류를 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는 지난달 28일 경기도체육회에 2년 뒤 열린 경기도종합체육대회 개최를 희망하는 신청서를 경기도에 냈다.
수원시는 마감 1시간여 전에서야 부랴부랴 서류를 갖춰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방재정법이 정한 지방재정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영향평가지침은 시·군·구가 30억 원 이상인 국내·국제경기대회 등에 응모하기 전 지방재정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1월부터 규정을 강화, 아예 심의위원회의 평가현황을 내도록 했다.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 재정상황이 급속하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방재정 악화를 미리 사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경기도체육대회는 도비가 70억 원가량이 지원되고 유치 시·군에서도 40억~50억 원 운영비를 자체 투입해야하는 등 120억 원가량의 예산이 드는 사업이다.
지방재정법에 따라 재정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재원은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 것인지를 미리 평가하고 심의위를 거쳐야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예산부서 등과는 구두로 협의했다"면서 "체육시설도 신규로 지을 필요 없이 개보수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경기도가 공문을 통해 제시한 절차에 따라 신청서를 낸 것이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면 광주시는 수원시와 달리 지방재정영향 심의위원회 등을 진행해 유치신청서를 냈다.
방세환 광주시장이 취임하자마자 경기도체육대회 유치에 나서 사전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왔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도종합체육대회 유치를 위해 2200억여 원을 들여 광주종합운동장을 짓고 있다. 나머지 신규 체육시설도 대회 1~2개월 전 완료한다는 게 광주시의 구상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연히 지방재정영향평가를 거쳤다"면서 "법률을 위반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도와 도체육회는 22일까지 수원시와 광주시 준비상황에 대한 실사에 나선다. 최종 개최지는 다음달 경기도지사가 위원장인 경기도체육진흥협의회가 결정한다.
경기도체육회 관계자는 "경기도 등에서 서류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절차적 하자를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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