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지난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사거리. '도로 정비 공사 차량'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트럭 두 대가 나타났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작업자 3명이 내려 차량을 통제하고, 능숙하게 도로가 파인 부분을 메웠다.
길이 1m, 폭 30㎝, 깊이 3㎝ 가량의 포트홀(Pot hole)을 정비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안팎, 푹 파였던 도로는 금세 매끈해졌다.
도로를 보수한 이들은 '수원시 포트홀 25시 기동대응반'이다.
수원시가 지난해 2월부터 운영 중이다. 대응반은 도로를 순찰하다 포트홀을 발견하거나 민원이 접수되면 24시간 이내 보수한다.
공무원, 유지관리업체 직원 등 5개 반 107명으로 구성돼 수원시 내 도로 951㎞(총연장)를 정비한다.
대응반은 3인 1조로 활동한다.
한 명이 차량을 통제하며 안전을 확보하고, 한 명은 '록하드'라고 불리는 긴급보수재(포대 아스콘)를 도로가 파인 곳에 붓는다. 다른 작업자가 '콤팩터'로 도로를 평평하게 다져주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시는 지난해 해빙기인 2~3월과 장마철인 6~7월에 대응반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그 기간을 2~4월, 7~9월로 2개월 늘렸다.
대응반 운영 이후 3~7일 걸리던 포트홀 민원 처리기간은 하루로 단축됐다. 정비 건수도 지난해 204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061건)보다 무려 92.5% 증가했다.
수원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국토교통부 주관 '2023년 도로 정비 분야 중앙합동평가'에서 전국 243개 광역·기초지자체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 도로정비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포트홀은 도로가 파손돼 움푹 파인 것을 말한다. 차량이 포트홀 위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핸들이 틀어지거나 타이어가 손상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포트홀 발생 건수는 2021년 3167건, 2022년 3738건, 지난해 6391 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원시는 포트홀 예방을 위해 6월까지 117억 원을 들여 도로 245곳을 재포장한다.
실시간 도로위험정보시스템도 구축해 AI(인공지능) 기술로 포트홀을 탐지하고, 사고가 발생하기 전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도로에서 포트홀을 발견하면 시청이나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포트홀로 인해 타이어 등 차량이 파손됐으면 관할 구청에 영조물(營造物) 배상도 신청할 수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포트홀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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