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주금용 할머니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주 할머니는 1927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나주대정국민학교를 다니던 1945년 2월 경 '일본에 가면 돈을 벌수 있다'는 말에 속아 도야마에 위치한 후지코시(不二越) 회사에 강제동원됐다. 할머니의 나이 16세 때의 일이다.
당시 일본 후지코시 군수 회사는 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1000여 명이 넘게 강제동원된 최대 사업장으로 주로 군수품에 쓰이는 베어링 등 금속 제품을 만들었다.
후지코시로 동원된 주 할머니도 금속 절삭 공정에 투입돼 일했지만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강제노동에 투입되어 광복 후 한참 만에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주 할머니는 어린 시절 후지코시 공장 또래 아이들과의 힘든 공장생활을 하며 불렀던 구전노래를 아직까지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등 가혹했던 강제노동에 대한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접한 주 할머니는 2019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가 추진한 공익소송 일환으로 후지코시 회사를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비협조로 소장 송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판은 5년째 공전 중인 상태다.
할머니는 최근 폐호흡기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었으며, 슬하에 4남 2녀를 뒀다. 빈소는 나주장례식장 2층(나주시 건재로 85), 발인은 3월 19일 오전 10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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