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현역 의원 무더기 공천 탈락…지방의원들 어디로 가나?


지역구 8곳 중 7곳 물갈이...일찌감치 경쟁 후보 캠프에 '러브콜' 보내기도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1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일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 ㅣ 광주=이종행 기자] 4·10 총선 광주지역 더불어민주당 공천자가 확정되고 각 당의 경선 후보자의 대진표가 결정되면서 시·구의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장=당선증'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하면, 4·10 총선에서 당선되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향후 2년 뒤 치러지는 시·구의원 등 지방선거 공천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의원이 공천에 탈락한 선거구의 일부 시·구의원은 일찌감치 다른 경선 후보 캠프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갑과 북구을 선거구는 현역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했는데, 이들 선거구 현역 의원을 지지하던 일부 지방의원들은 특정 후보 캠프로 들어갈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방의원들의 이동 폭도 지난 총선 때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대폭 이뤄진 탓인데, 애초 이들 현역 의원을 지지했던 지방의원들은 의리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실리를 찾아 다른 후보 캠프로 갈 것인지 놓고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선거구 지방의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고 당적을 보유하면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할 경우 2년 뒤 실시될 지방선거 때 '해당 행위'로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은 오는 2026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보장받기 위한 '눈도장 찍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현직 지방의원과 지방의회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 사이에선 "줄을 잘 서야 한다"는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의 움직임을 두고 당내 경선이 끝난 지 채 며칠도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공천권을 얻기 위한 '총선 지원 보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4·10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방의원들의 눈치 싸움도 더 거세질 것"이라며 "지방의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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