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과거 제주4.3사건 당시 예비검속과 군법회의로 희생된 故강문후, 故이한성씨가 70여년이 넘어서 유해로나마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도는 20일 오후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2023년 유해발굴 및 유전자감식 사업'의 성과로 故강문후, 故이한성 2명이다.
특히 지금까지 채혈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계 및 방계 유족의 추가 채혈을 통해 거둔 성과기도 하다.
故강문후는 안덕면 동광리 출신으로 1950년 7월(당시 48세) 예비검속 돼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으며, 故이한성은 제주읍 화북리 출신으로 1949년(당시 26세)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언도받은 후 행방불명 됐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됐다.
이날 보고회에서 강문후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형이 예비검속으로 같이 구금됐으나, 결국 형만 돌아오고 아버지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찾아 모시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이한성씨의 동생인 이한진 재미제주도민회(뉴욕) 회장은 "4.3 당시 어머니와 누님을 잃었고 큰형님은 군법회의 후 행방불명, 작은형님은 사형을 받고 행방불명돼 친척집은 전전하며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다"며 "지난해 세계제주인대회 참석차 제주에 왔을때 유가족 채혈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작은형님의 신원이 확인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행방불명 4·3희생자 유가족의 추가 채혈을 독려하고, 유해발굴 및 유전자감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마지막 행방불명 희생자 한 분이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가족의 품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바라며, 통한의 세월을 버텨온 유족 한 분 한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4.3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년~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외 6개소, 2023년 안덕면 동광리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총 413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대전골령골에서 신원이 확인된 1명을 포함해 총 144명이 됐다.
forthetur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