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사건으로 기소된 50대 숨져…극단적 선택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관리소장 등에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등이 영장 철회를 위한 시위에 나선 모습.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북도회

[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 사망 사건 책임자로 재판에 넘겨진 한 50대 남성이 재판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 아파트 시설과장 A(50대)씨가 지난12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포항지하주차장 침수 사망 사건 당시 아파트 시설과장을 맡고 있었고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으며 압박감과 괴로움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A씨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중 아파트 관계자는 A 씨와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B아파트 관리소장과 경비원,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C아파트 관리소장과 경비원 등 5명이다.

이들은 지난 2022년 9월 6일 침수 위험이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이동하라고 주민에게 안내방송을 하고, 침수가 시작된 뒤 대피 안내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다. 이날 태풍 힌남노로 인해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덮쳤고 B아파트와 C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갔던 주민 7명이 침수된 주차장에 갇혀 숨졌다.

이를 두고 주택관리업계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에 대해 아파트 관리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고 가혹하다고 알리는 한편 기소된 아파트 관계자들을 위해 변호사 선임비용과 법률자문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태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북도회장은 "A시설과장은 관리자로서 본분을 다했음에도 각종 지적이 일자 억울함을 호소했었다"며 "함께 기소된 아파트 관계자들도 열악한 근로환경과 천재지변 속에서 의무를 다한 만큼 법원에서 제대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계자 외에 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장과 시설유지관리팀장, 포항시 정수과장, 공단정수팀장 등 4명도 기소돼 내달 8일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이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 열린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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