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전북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 제130주년을 맞아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인 고부농민봉기 재현행사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행사는 19일 오전 9시부터 이평·고부면 일원에서 개최된다. 행사에서는 1894년 1월 고부군수 조병갑의 폭정을 몰아내기 위해 전봉준 장군과 함께 최초 혁명을 모의했던 예동마을에서부터 말목장터와 감나무까지의 진군행렬을 재현한다. '제폭구민(除暴救民),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기치로 130년 전 만민이 평등한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농민군의 염원을 담은 퍼포먼스라고 정읍시는 설명했다.
기념식에서는 정읍시립국악단의 공연과 왕기석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이후 기관·단체장과 동학 관계자, 지역주민 등과 함께 오늘날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살아야 할지를 알아보기 위한 '신(新)사발통문 작성' 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 고부면 동학울림센터에서 고부관아 진격 마당극, 진격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동학농민혁명은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그 혁명정신은 이후 3·1운동과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에 이어 촛불시민혁명으로까지 이어져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정읍은 혁명의 발상지이자 성지"라면서 "동학농민혁명기념제, 고부봉기 학술대회, 말목장터 문화광장 조성, 고부관아터 복원, 동학농민혁명 헌법전문 명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혁명정신의 전국화·세계화의 기반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부는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 되는 고부농민봉기의 중심지였으나 1914년 일제의 보복적인 행정구역 개편으로 군(郡)에서 일개 면 소재지로 전락했다. 조병갑 학정의 징표인 고부관아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으며 유적지를 알리는 안내판만 있을 뿐이다.
일제는 조선 통치와 행정 체계에 대한 정통성을 훼손하기 위해 지방 관아 건물을 훼철하고 학교를 건립했다. 고부관아 역시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훼철, 변형돼 건축물이 제대로 남은 곳이 없는 데다 구체적 자료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일제에 의해 무참히 훼손된 고부관아 복원은 민족의 정체성과 정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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