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가 대신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 발굴 추진


예비비 9억 긴급 편성…3월부터 1년 5개월간 발굴

김동연(가운데) 경기도지사가 지난 2022년 10월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곳에 헌화하고 있는 모습./경기도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가 다음 달부터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유해 발굴을 추진한다.

지난해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행정안전부가 사업을 벌일 수 없게 된 데 따른 결정이다.

경기도는 올해 예비비로 9억 원을 긴급 편성해 유해 발굴과 조사, 감식, 봉안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발굴은 안산시 선감동 산37-1번지 총면적 2400㎡의 묘역에서 1년 5개월간 추진된다.

도는 이곳에 114기의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 인권침해'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 발굴 등을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선감학원의 핵심적 주체인 국가가 유해 발굴을 비롯한 진실 규명을 주도하고 경기도는 협조하도록 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유해 발굴 예산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국가 주도로 사업이 어렵게 되자 도가 직접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선감학원은 1946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 명분으로 운영된 수용시설이다. 이곳으로 강제 연행된 4691명의 아동·청소년은 굶주림, 강제노역, 폭언·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도는 피해자 유해 발굴 외에도 13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생존자 의료지원, 선감학원 옛터 보존·활용 연구, 추모비 설치, 추모문화제 등을 진행한다.

마순흥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40년 이상 장기간 방치돼 유해 멸실 우려 등 신속한 발굴이 절실하다"면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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