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최근 전남의 한 지자체가 지역 내 사회단체장의 인터뷰를 다룬 한 매체를 이례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중위)에 제소했다.
이후 해당 매체에서는 언중위 광주중재부 조정 전에 문제가 된 일부 내용을 수정해 조정 과정에서 정정보도가 아닌 반론보도로 조정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전남 함평군사회단체협의회장과 번영회장을 겸하고 있는 A 씨의 신년 인터뷰를 B 매체가 기사화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논란이 된 내용은 함평군사회단체협의회가 ‘6조 원 규모의 SOC 지원사업’을 (함평군과) 협의했는데, 함평군이 이를 거절하고 전남도와 1조 7000억 원 규모의 비전 사업 추진에 그쳤다는 보도였다.
여기에 더해 1조 7000억 원 규모의 비전 선포식 예산으론 인구소멸·지역경제 위기 등을 타개할 수 없다고 판단, 함평군사회단체협의회 단독으로 전남도와 지원 사업을 논의해 도지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는 부분도 말썽이 일었다.
이런 A 씨의 주장을 보도한 B 매체에 대해 함평군은 "인터뷰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적지 않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며 언중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전남도 실무 부서에 진의를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6조 원 규모 SOC사업)에 대해 함평군사회단체협의회와 협의를 진행한 사실도, 그에 따른 합의도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군 관계자는 이어 "함평군을 제쳐놓고 전남도와 일개 사회단체가 수조 원대의 지원 사업을 합의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 사실 확인 없이 이를 그대로 보도한 행태는 언론이 사명을 저버린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단체에서 건의한 6조 원 규모 SOC 사업은 지난해 5월 우리 군이 전남도에 지원을 요청한 사업(15개 사업·11조 원 규모)에 이미 포함됐다"며 "지난해 9월 전남도와 공동으로 발표한 1조 7000억 원 규모의 미래지역발전 비전 사업에도 5개 사업이 모두 반영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언중위는 "함평군사회단체협의회가 말하고 있는 SOC 5개 사업은 작년 5월 함평군이 전남도에 건의한 11조 원 규모의 15개 비전사업 내용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으며, 지난 9월 발표한 함평군 미래지역발전 비전 사업에도 사업 규모와 예산이 축소됐을 뿐 대부분 반영되어 있음을 알려왔다"고 조정합의서에 반론보도문을 적시했다.
언중위는 해당 반론보도문의 보도와 함께 만약 B 매체가 조정된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이행기일 다음 날부터 이행이 이루어진 날까지 1일 50만 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함평군에 지급하도록 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사실과 다른 내용에 기초한 보도 내용이 언중위 조정 결정을 통해 이제라도 바로잡혀 다행이다"며 "이러한 일들로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정과는 별개로 당초 논란이 됐던 수정 전 A 씨의 인터뷰 기사 전문이 일부 지역 신문에 의견 광고 형식으로 배포돼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