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81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 여권의 후보들 간 경쟁구도가 치열하다.
여야 예비후보들의 개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자리에 중진 국회의원들의 나타나자 지역 정가는 주목한다. 특히 일각에서는 여권의 경우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앙 출신 인사들의 잇단 출마 선언에 견제구를 날리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20일 오후 해운대갑에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지형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열렸다. 이 자리엔 서병수(부산진갑·5선) 의원과 김미애(해운대을·초선) 의원, 박선동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과 주민 등 3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서 의원은 박 예비후보를 정치에 입문시킨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에서 구청장, 국회의원을 거쳐 부산시장을 역임한 그의 발걸음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박 예비후보의 총선 행보에 힘을 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해운대 토박이로 지역에 밝아 누구보다 해운대를 위해 일 잘하는 ‘해운대가 키운 인물’이다"고 강조했다.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미애 의원은 박 예비후보에게 "도시 정비 전문 변호사 경험을 바탕으로 해운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해운대를 세계인 누구나 부러워하는 도시로 만들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운대구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으로 있었던 서 의원과 해운대을 지역구 수장인 김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지역 정가는 주목한다.
현재 해운대갑의 경우 여권에선 지역 기반 젊은 정치인들과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 등 중앙 인사 간의 경쟁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젊은 정치인으로는 박 예비후보와 함께 전성하 예비후보가 대표적이며 이들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유권자와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 출신의 주진우 전 법률행정비서관과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도 뒤늦게 총선판에 뛰어들었다.
3선의 하태경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해운대갑의 경우 지역민들의 '흩어진 표심'을 한데 모으는 게 '당선의 키'로 떠오르면서 현역 의원들의 지원 사격에 상대적으로 지역 기반이 약한 중앙 인사들에 대한 견제가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이들 예비후보들은 경선에 이어 본선 승리를 위한 조직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누가 본선 티켓을 따내더라도 큰 변수가 없는 한 민주당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과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구청장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 홍 예비후보는 당선 때 득표율이 52.53%였고 재선에 낙선할 당시 득표율은 38.66%로 40%에 달했다. 민주당 간판을 들고 있으나 정당 색채가 옅어 보수 표심도 모을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최근 '해운대갑 공천 쇼핑 하냐'며 친윤 실세를 향해 비판을 내놓으며 지역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갈등이 생겨 표심이 나뉘게 되면, 민주당이 그 표심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한 번도 해운대에 살아보지 않고 주민들의 고충이 무엇인지 모르는 서울에서 내려온 후보와 당당히 맞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성하 예비후보는 "공정한 경선을 통해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승복하고 하나가 되어 해운대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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