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89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 부산지역 여권 내 공천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인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당초 부산지역 18개 중 15개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황보승희(영도구) 의원이 탈당을 하며 14석으로 줄었다.
그런데 지역 내 '현역 물갈이론'이 거세게 불면서 현역 의원들이 건재하게 자리 잡고 있는 지역구에도 도전장을 내는 인사들이 많다.
특히 초선인 안병길 의원이 있는 서동구에선 당내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곽규택(52) 변호사와 박홍배(7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구 자문위원, 유순희(54) 전 부산여성신문 대표이사, 이영풍(53) 전 KBS 기자, 임준택(66) 전 수협중앙회 회장, 김인규(34)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정오규(63) 전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 성수용(59) 부산시 15분도시자문위원회 위원 등 8명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이 있는 진구갑에는 오승철(66) 부산복지21총봉사회 후원회장, 박석동(74) 전 시의원, 이수원(60)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원영섭(46) 국민의힘 중앙당 미디어법률단장 등 4명이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 최근 서 의원은 출판기념회를 열며 사실상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는데 신당 합류에 선을 긋고 당에 헌신하기 위해 지역 내 험지 출마 가능성도 열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넘나들며 5선을 수성한 조경태 의원이 자리하고 있는 사하구을에는 정상모(59) 화신사이버대학교 교수, 조정화(59) 전 사하구청장, 정호윤(44)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등 4명이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초선의 무덤으로 알려진 진구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이헌승 의원에게 황규필(56) 전 국회부의장 정무비서관, 김유진(51)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등 3명이 도전장을 냈다.
초선의 김희곤 의원이 자리한 동래구엔 권영문(59) 변호사, 서지영(40)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송긍복(70) 대동학원 원장 등 3명이 경쟁자로 나섰다.
지역에선 중앙당과 유대관계가 두터운 서 전 행정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출신인 권 변호사는 30여 년의 법조인 경력을 내세워 공정과 상식의 정치를 강조하며 민심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송 원장은 올드한 이미지 탓에 현 비대위의 공천 방향성과 맞지 않지만, 지역 내에선 30년간 교육 사업에 몸을 담아 온 덕에 젊은 세대와 소통이 강점이라는 평이 있다. 이 지역구는 주거환경과 교육 인프라 구축 등으로 젊은층 인구 유입이 진행 중이다.
초선의 백종헌 의원이 있는 금정구엔 김종천(59) 영파의료재단 이사장, 김현성(56) 변호사 등 2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현역 의원이 해결하지 못한 침례병원 파산과 태광산업 폐공장 방치 등 의료, 경제와 관련한 지역 현안 해결을 강조하며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김 변호사 역시 지난 총선에 이어 또다시 금배지 도전에 나서며 지역민과의 접촉을 늘여가고 있다.
이밖에 새로운 인재 영입을 명분으로 한 전략 공천설도 꾸준히 새어나온다. 다만, 경선 시 지역 기반이 탄탄한 백 의원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이 많다.
초선의 정동만 의원이 있는 기장군에는 권우문(50) 전 부경대학교 교수, 장원필(55) 변호사 등 2명이 당내 경선을 예고했다. 권 전 교수는 '현역 특권 폐지'를 내세우며 민심을 얻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 변호사는 앞으로 기장군 발전을 위해 20년간 부동산·건설 분야 전문 변호사로 일해온 점을 내세워 표심을 다지고 있다.
3선의 김도읍 의원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북강서을에서는 제오수(66) 전 새누리 중앙당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출사표를 냈다.
김척수(61)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는 사하갑에는 이성권(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최근 본선 진출 시 만날 민주당 최인호(재선) 의원과 같은 날 출판기념회를 가지며 뒤지지 않는 세 과시를 하며 '화려한'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초선의 이주환 의원이 있는 연제구에서는 이창진 전 윤석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이 도전장을 냈다. 이와 함께 김희정 전 의원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는 않았으나 주변에 출마 뜻을 밝히며 지역구를 돌며 주민들과 접촉을 하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초선 김미애 의원이 있는 해운대을에도 아직 후보군이 없다. 단, 최근 전략 공천설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남구갑과 을에서 여권 인사들이 아무도 출사표를 내지 않고 있다. 초선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재선의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각각 나란히 양분하고 있고, 합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야 후보군이 출사표를 내기엔 힘든 형국이다.
민주당 재선의 전재수 의원이 있는 북강서갑에서는 여권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인사가 아직 없다. 오랫동안 당협이 비워진 데다 민주당 전 의원의 지지 기반이 워낙 탄탄해 쉽게 도전장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김재현 인천대 상임감사가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지며 사실상 이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자 초선인 전봉민 의원의 지역구인 수영구에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한 여권 인사가 없으나, 최근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수영구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경선 갈등이 불가피한 지역구 중 하나로 꼽히며 민주당이 이들 갈등으로 찢어진 표심 덕에 '어부지리'로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는 강윤경 지역위원장과 박병염 부산수산물공판장 중도매인 회장이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선당후사 등 이런저런 이유로 당협이 비워진 지역구에선 경선 경쟁이 더 치열한 양상을 띈다.
국민의힘 황보 의원의 탈당과 불출마로 당협이 비워진 중영도에는 이재균(69) 전 의원, 박성근(56)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최영훈(65) 이민청 부산시범시민유치본부 공동대표, 조승환(58) 전 해수부 장관 등 4명의 인사들이 경선에 참여한다. 이와 함께 6선 의원의 이력을 지닌 김무성 전 의원이 11일 서울에서 열린 마포포럼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의 불출마로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해운대갑에는 박지형(50) 변호사, 전성하(43) 전 부산시 일자리경제실 투자유치협력관 등 2명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아직 예비후보등록을 하지는 않았으나 박성훈 전 해수부 장관은 이 지역구 출마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빠르게 지역 기반을 키워가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친윤 중 친윤'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도 거론되는데 이들 사이 당내 '교통 정리' 후 경선 후유증 여부에 대해 지역 정가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잘못해 표심이 쪼개지면 본선 때 만나는 민주당 홍순헌 전 구청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홍 전 청장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정당 색채가 옅어 지역 내 여야 인사들과 교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사상구엔 황석춘(69) 전 경찰공무원, 김대식(61) 경남정보대학교 총장, 송숙희(64) 전 사상구청장 등 3명의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장 의원의 측근 인사인 김 총장은 장 의원 지지를 등에 업고 총선에 나선다는 얘기가 지역 정가에 파다하다. 이에 맞서는 송 전 청장은 현역 여성 시의원들과 함께 여성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출마 선언을 하며 세과시를 했다.
역대 총선을 보면 무주공산 지역구는 주로 전략공천으로 낙점해 왔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면 일부 지역구에선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표심이 쪼개질 수 있어 '한동훈 비대위'의 '이기는' 공천 작업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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