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600억 추산' 청담동 아트테크 사기…횡령 의혹도 제기돼


제보자 "갤러리 전 대표 자금 유용…증거 있어" 
전 대표 A 씨 "손을 뗀 지 오래라 모르는 일"

서울 지역 아트테크 갤러리 전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 /독자 제공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미술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보장하는 일명 ‘아트테크(아트+재테크)’로 투자자를 모집한 뒤 투자금과 수익금을 편취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피해자가 사기뿐만 아니라 횡령 의혹도 제기해 파장이 예상된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적으로 피해자를 양산한 이른바 '청담동 아트테크 갤러리 사기 사건'과 관련해 대구 지역 피해자는 해당 갤러리 전 대표 A(30대) 씨가 법인 자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청담동의 한 아트테크 갤러리 전 대표 A 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A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동안 그림을 매입하면 매달 1%씩 연 12%의 수익금을 보장한다고 약속하며 몇 년간 투자자를 모집했다. 매입한 그림은 1년 단위(최장 3년)로 원금 그대로 재매입을 보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내세워 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서버 오류 등을 핑계로 원금과 저작권료 등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자 투자자들이 고소해 A 씨는 사기 혐의로 입건됐다.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1000여 명이 넘는 데다 피해 금액도 6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법무법인을 통해 단체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투자를 했던 피해자 B 씨는 피해 인지 후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으로 부동산 매입이나 개인사업 등에 유용하며 저작권료와 원금을 돌려막는 일명 '폰지사기'임을 알게 됐다.

그림 소유권 또한 투자자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작가에게는 그림 가액의 1%를 주고 소유권은 작가에게 있다고 속이고, 투자자들에게는 그림에 대한 손상 가능성과 그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재매입 거부 조항 등을 내세워 그림의 수령을 방지했다.

또 미술품 전문 감정기관에 따르면 그림의 호당 가격 역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해당 갤러리의 전속 작가는 6명에 그치는 반면 구매 계약 건은 1000건이 넘어 그림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였다.

B 씨는 "A 씨가 배우자 명의로 토지를 경매받고 지인의 사업체에 투자를 했는데 토지 구매 시기 및 투자 시기 등에 비추어 자금을 유용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A 씨가 대표로 있는 동안 현금과 수표로 받은 투자금을 법인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빼돌린 정황 증거 역시 가지고 있어 고발장과 함께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라서 잘 모르는 일"이라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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