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인사는 '양지'만 노리나?…보수 색채 짙은 해운대갑에 몰려


당협 비어 있고 보수 세 강해 총선 승리 가능성 높아
박지형·전성하 등 젊은 정치인 당내 경선 준비에 한창

국민의힘 로고. /국민의힘 제공.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 후보들 중 친윤 인사들이 해운대갑 출마를 위한 저울질을 하고 있다.

당협이 사실상 비어 있는 이 지역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어 출마하면 금배지를 달 가능성이 높아 '양지'로 구분되면서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선도 나온다.

3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18개 지역구 중 해운대갑에서 유독 친윤 인사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과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박 전 차관은 사퇴를 한 뒤 해운대갑에 도전 의지를 드러냈고, 이어 주 전 법률비서관과 장 청년최고위원도 이 지역구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지역구를 두고 친윤 인사의 쏠림 현상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지역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 보니 현역 의원과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무주공산 또는 보수 세가 강한 지역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딱 부합하는 지역구는 해운대갑이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선당후사 명분으로 서울 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당협이 비워졌다.

또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센 지역구로 꼽히는데,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 하태경 후보가 59.47% 득표율을 얻어 무려 22.09% 차이를 벌이면서 더불어민주당 유영민(37.38%) 후보를 눌렀다. 당시 부산의 18개 선거구 중에서 가장 큰 격차였다.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가 51.7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유영민(41.01%) 후보에게 10.74% 득표율 차이로 당선됐다.

이들 간 '보이지 않는 공천 경쟁'을 두고 비판적인 시선도 나온다.

박 전 차관은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부산진갑에서도 거론된다. 여기엔 과거 시장 보궐선거에서 연이 있는 5선의 서병수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데 공천 과정에서 자칫 관계가 어긋나 버리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주 전 법률비서관과 장 청년최고위원의 경우 이들의 연고인 수영구를 배제하고 '양지만 쫒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와 함께 이들의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 전부터 지역 토박이 박지형 변호사와 전성하 부산시 전 투자유치협력관 등 젊은 정치인들이 주민들과 스킨십을 해오며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에서는 홍순헌 지역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전직 구청장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 그는 당선 때 득표율은 52.53%였고 재선에 낙선할 당시 득표율은 38.66%로 40%에 달했다. 이에 보수 성향이 뚜렸한 해운대구에서 '민주당 간판'을 들고 있으나, '보수 표심'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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