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끝나니 145만 원을 더 달라니"…등골 휘는 반려동물 보호자

강아지 몸에서 나온 운동화 끈./독자제공

[더팩트ㅣ경북=김채은 기자] "우리 애(강아지) 수술 사진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모든 게 다 의심스러워요."

경북 지역에 사는 A 씨는 반려동물인 강아지(토이푸들)의 수술 사진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일주일 전 강아지를 수술한 병원으로부터 145만 원을 추가로 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찜찜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지역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보호자가 강아지 추가 수술 비용과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다.

이달 초 A 씨는 강아지가 밥을 잘 못 먹고 기운이 없어 보여 해당 병원을 찾았고, 병원으로부터 위절제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병원 방침상 사전 수납이 원칙이었고 진료비와 수술비, 입원비를 포함해 총 127만 원을 수납했다. 지난 8일 수술을 마친 담당 수의사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위에서 운동화 끈이 발견됐다"고 A 씨에게 전화로 알렸다.

수술을 잘 마쳤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한결 놓인 A 씨는 예정됐던 해외 출장을 갔다. 다음 날 A 씨를 대신해 딸이 강아지를 면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수의사는 A 씨의 딸에게 "위 절제 수술뿐만 아니라 장 절제 수술도 들어가서 추가 비용 145만 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딸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A 씨는 수술 전 작성한 동의서에 추가적인 수술과 비용이 발생한다는 예고가 없었던 점과 수술 후 통화에서도 말이 없었던 점을 들어 과잉 진료를 의심했다.

병원으로 찾아가 항의하고 수술 사진을 확인했지만 더 의심스러운 부분을 발견했다. 몸 안에서 나왔다는 운동화 끈도 처음 보는 낯선 것이다. 추가 비용을 수납하지 않으면 강아지를 데려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고 결국 결제를 했다.

수술 동의서./독자제공

A 씨는 "미심쩍은 부분이 하나 생기니 운동화 끈도 우리 강아지 몸에서 나온 게 맞는지, 촬영된 사진이 우리 강아지 수술 사진이 맞는지 조차도 의심스럽다"며 "반려동물 진료비가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술 전 이야기도 없다가 갑자기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더 내야 하니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병원 관계자 B 씨는 "위 절제 수술을 통해 이물질이 제거되면 장 절제 수술까지 필요는 없어 일단 위 절제 비용만 받았지만, 개복을 해보니 장도 절제할 필요가 있었다"며 "수술 전 A 씨에게 그림을 그려 설명했고 수술 후에도 전화로 알렸다"고 주장했다.

양측 모두 수술을 마친 뒤 통화한 녹음 내역이 남아 있지 않아 진실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의사법’ 제20조의4(진료비용 등에 관한 현황의 조사·분석 등)에 따라 동물병원에서 게시한 진료비용 등에 관한 조사·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용 현황 조사' 사이트를 이용하면 지역별 비용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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