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봉사' 40대 여성 헬스트레이너, 장기기증해 4명 살리고 하늘로

문미선 씨가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 순천향대천안병원

[더팩트 | 천안=김아영 기자] 13년 넘게 짜장면 봉사를 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40대 헬스트레이너가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일 문미선 씨가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심장과 간장, 신장(좌·우)를 기증했다고 8일 밝혔다.

문 씨는 지난 10월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4년 전 기증 희망 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문 씨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문 씨는 장애가 있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가 있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성장해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했다.

남편과 13년 넘게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에 참여해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제공해 왔다.

문화센터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며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해온 건강한 사람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가족들에게 더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남편 김도형 씨는 "14년간 함께 해줘서 행복했고 고마웠다"며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더 헌신하신 기증자와 그 곁을 함께 해주신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실천해 주신 생명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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