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송도 아메리칸타운' 수백억 배임 혐의 고소당해


인천글로벌시티 6월 고소장 제출…전 경영진도 고발
포스코이앤씨 "IGC 이사회가 승인…이해할 수 없어"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조감도./더팩트DB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국내 10대 건설사 중 하나인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가 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3000억 원이 넘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시공 중인 포스코이앤씨가 도급계약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다며 인천글로벌시티(IGC)가 지난 6월 인천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관계자 여러 명이 이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GC는 지난 2020년 10월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시공사를 공개 입찰 없이 포스코건설로 선정, 수의 방식으로 총 3140억 원에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는 현대산업개발(현산)이었으나, IGC는 현산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다 최종 3.3㎡당 약 530만 원에 협의된 포스코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 기업은 도급예약에 앞서 협상을 통해 금융 비용 절감 명목으로 130억 원을 3회(2021년, 2022년, 2023년)에 걸쳐 (IGC는) 주고 (포스코건설은) 받기로 확정하는 등 최대 512억 원을 준공 뒤 정산하기로 하는 '시공사 지급 특약'을 계약 내용에 담은 뒤 IGC는 본 계약에 앞서 5000만 원 이상의 가격에 관한 계약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정한 '외주용역 체결기준'을 2020년 10월 10일 폐지한 뒤 31일 최종 포스코건설과 수의계약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IGC의 외주용역 체결기준 폐지는 포스코건설과 수의계약방식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155-1번지(7공구, M2-1블록) 일원에 아파트 498세대와 오피스텔 661실, 상업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공사비가 31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준공 예정은 2025년이다.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과 관련, 당시 포스코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IGC 대표 A 씨는 전 송영길 인천시장의 보좌관 출신으로, 민선7기 때 IGC 대표로 취임했다.

IGC는 A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지난해 6월 실시된 제8대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물러나고, 같은 해 10월 B 씨가 신임 대표로 취임하는 등 현재의 경영진으로 대거 교체됐다.

현 IGC 경영진은 수천억 원이 넘는 공사를 입찰이 아닌 수의로 계약한 것도 문제지만 단순한 시공사로 참여한 포스코건설이 130억 원을 금융 비용 절감 명목으로 받는 것은 더욱 큰 문제로 판단하고 전임 IGC 대표와 포스코건설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현재의 IGC 경영진은 IGC 전 대표 A 씨를 분양 대행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IGC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에 대해 살펴보니 문제가 많이 발견돼 (이번 고소에) 앞서 전 경영진을 고발했다"며 "금융 비용 절감 명목으로 130억 원을 주기로 약정한 전 IGC 경영진도 문제지만 130억 원 중 이미 2회(2021년, 2022년)에 걸쳐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80억 원을 받아 간 포스코건설은 더 큰 문제로 배임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IGC 측 법률대리인은 "사업 주체하고 민간 건설 사업자가 시공계약 형태로 체결한 것이다. 공사비만 받아가야지 공사비 외에 별도로 받을 게 뭐 있겠느냐"며 "공사비가 아닌 금융 비용 절감액이란 희한한 명목을 붙여 130억 원을 (3회에 걸쳐) 갖고 가는 것으로 확정하는 등 최대 512억 원을 준공 시 정산해 간다고 한 것은 결국 낮은 계약을 위해 공사대금을 낮게 제시하고 계약한 뒤 공사대금을 다 챙겨가겠다는 것으로 이는 분명 100%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공사를 수의계약 하기 위해 외주용역 체결기준을 폐지한 뒤 (포스코건설과) 수의계약 한 것은 불법이다. 짜고 한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입찰 조건으로 내세울 수 없는 것(금융 절감 비용 130억 원)을 둘(전 IGC 경영진, 포스코건설)이 짜고 별도로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PF라는 게 사실은 얼마를 구체적으로 쓸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계약과 동시에 130억 원을 확정적으로 주는 거로 계약을 해버렸다"며 "130억 원을 3년으로 나눠 지급하는 계약 체결은 시행사가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이나 비자금을 형성해 준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 IGC 대표의 이 같은 도급계약에 배임적 범죄 행위에 적극 가담 협조하고 그 특혜적 불법수익과 범죄적 부당이득을 수취한 포스코이앤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 2호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포스코이앤씨 측은 "왜 배임에 해당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공사비가 줄어들고 PF도 적어지는 만큼 우리가 요구해 금융이자 차액분 130억 원을 받기로 약정한 것"이라며 "당시 IGC 경영진이 내부 검토하고 이사회 승인까지 다 받은 사항인데 왜 우리가 배임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3월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바꾼 뒤 H 대표는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투명한 기업만이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공정거래를 준수해 강건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명, 신뢰, 공정을 강조한 포스코이앤씨가 사법당국의 수사로 배임 혐의가 드러날 경우 그동안 쌓아온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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