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임태희 경기교육감 취임 이후 도내 학교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학기 발생건수가 이미 취임 전 1년 치와 맞먹었다. 성폭력 발생건수는 그 수치를 넘어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도내 초·중·고교에서는 8433건의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25개 지역교육청 1곳당 337.3건의 학교폭력이 일어난 셈이다.
이는 임 교육감이 경기교육을 이끌기 전인 2021년 9398건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번 2학기 벌어진 건수를 더하면 올 한해 1만5000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임 교육감이 취임한 첫해인 지난해에는 무려 1만4560건의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1학기 학교폭력 건수를 지역교육청별로 보면 △화성·오산이 696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 693건 △용인 630건 △구리·남양주 545건 △부천 528건 △수원 505건 △안산 501건 등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성폭력 실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성폭력은 2021년 566건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 1051건으로 무려 86%(485건)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학기에도 △구리·남양주 61건 △화성·오산 60건 △부천 57건 △용인 49건 △수원 38건 △파주 34건 등 모두 580건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임 교육감이 추진한 학교폭력 대책에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매년 초·중·고교 성(性) 사안 처리 담당 교직원과 유관기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120여 명을 불러 △성 사안 처리절차 △청소년 사이버 범죄 실태와 예방법 △성범죄 피해자가 사례 등을 공유했다.
또 지난 9~10월에는 초교 4학년~고교 2학년 재학생 가운데 4%를 추출해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했다. 지난 4∼5월 전수 조사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였다.
지난해 8월에는 도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당시 도교육청은 학생 등에 대한 성폭력을 막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들로부터 성추행과 희롱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성폭력은 되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0월에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이 드러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성남 A초교 3학년인 김 전 비서관 딸은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을 리코더 등으로 때렸다. 피해 학생은 각막이 훼손되는 등 전치 9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찬숙 성남교육청 교육장 등은 2개월여 뒤에나 이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교육장은 지난달 도의회에 출석해서도 "학생들끼리 싸운 것"이라거나 "서로 학급이 다르더라도 초등학교에서 학급을 교체하는 것은 수치감을 느끼는 큰 벌"이라고 답변해 보는 이들을 실소케 했다.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의 한 도의원은 "학교폭력에 대한 도교육청의 무딘 대응과 안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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