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동=오주섭 기자] 공자(孔子)는 중용((中庸)에서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행하지만 소인배는 중용을 거부한다(君子中庸, 小人反中庸/군자중용 소인반중용)'이라고 했다.
공자는 군자가 중용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이유는 언제나 중용에 머물기 때문이고, 소인배가 중용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눈치 없이 함부로 행동하기 때문이라 했다(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反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군자지중용야 군자이시중 소인지반중용야 소인이무기탄야).
현실에서는 감정을 잘 조절하고 분위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 대인관계에서 유연한 태도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을 두고 한 말 아닌가 한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윤승오) 손희권 의원(포항)은 본연의 업무와는 무관한 일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본인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확한 근거 없이 통계와도 무관하게 지적하다 경북교육청 출입기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 도의원은 지난해 12월 ’산림훼손 불법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공교롭게도 당시 손 도의원의 부친이 경주시 소재 임야 1만 2363㎡를 불법 훼손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조사에 착수했다.
경주시는 불법 산림훼손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5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내사종결 처분을 내려 이마저도 주민들로부터 특혜 의혹을 샀다. 이런데도 손 도의원은 이와 관련 자신에 대한 불편한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 기자 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 가운데 3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손 도의워의 고소가 지나친 처사라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더 가관인 것은 손 도의원은 지난 7일 '2023 경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청석에 모 기자는 피의자 신분이다. 저와 관련된 피의자와 같이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퇴장시켜 달라"고 주문했다가 관철되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당시 손 도의원은 '반쪽짜리 자료로 공교육 폄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한 시사포커스 김영삼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영덕경찰서에 고소했다. 손 도의원이 말한 방청석 모기자는 김기자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경찰의 불송치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손 도의원은 이에 불복해 검찰에 재조사를 의뢰한 시기였다.
앞서 손 도의원은 지난 7월18일 '시사포커스'가 '물 폭탄 비상시국에 치적 쌓기 바쁜 손희권 경북도의회 의원'이라는 제하의 기사에 대해서도 경찰에 고소했지만 불송치 처분이 내려졌다.
손 의원은 부친이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사촌에게 농사를 짓게 하고 농사직불금을 받아오다 고발됐다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가 이 역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한편 시사포커스 김영삼 기자는 29일 손 의원이 거짓 주장으로 기자들의 취재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해달라며 안동겅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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