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광주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의 샅바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광주시가 지난 15일 "군공항은 함평군, 민간공항은 무안군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전남도, 광주시, 함평군, 무안군 4자간 논의의 장을 마련하자고 주장하면서 두 광역지자체 간 공박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당시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이 나서 작정한 듯 말문을 열었다. 김 부시장은 "광주시가 (군공항 유치와 관련) 함평군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전남도가 언급 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함평군과 무안군 모두로부터 군공항 유치의향서가 제출되기를 희망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에 맞서 전남도는 지난 17일 장헌범 기획조정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무안공항은 통합 공항 기능에 걸맞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함평군에 연연하는 것은 소모적 갈등을 일으킬 뿐"이라고 반박했다.
더 나아가 전남도는 함평군이 배제된 광주시·전남도·무안군 간의 '3자 대화'를 제안하며 맞불을 놨다. 이렇듯 함평군이 중요한 옵션으로 부상하면서 군공항 이전 셈법이 복잡다단해지는 모양새다.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 협의 과정에서 함평군을 배제하는 것에 대해 완강히 반발하는 것도 이전의 전제 조건인 주민 수용성을 가늠할 수 있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다.
광주군공항 유치와 관련, 함평군민을 대상으로 한 광주연구원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1차 찬성 42.5% 반대 45.1% △2차 찬성 45.9%, 반대42.9% △3차 찬성 48.4%, 반대 41.8%로 나타났다.
이처럼 두 광역지자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공박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한 시민단체의 주장을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상익 함평군수의 측근 인사가 함평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군공항을 (이 군수가) 포기할 것처럼 말을 흘렸고, 이상익 군수 자신도 내심 광주 군공항 유치에 대해 회의적이면서도 군공항 유치 카드를 꺼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단체 관계자의 주장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20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측근 인사로 지목된) 그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다. 어느 누구에게도 군공항 함평군 유치에 대해 그러한 시그널을 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군공항 유치와 관련해) 지금까지 무수한 날 밤잠을 설칠 만큼 고민했고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라며 "(군공항 유치의향서 제출을 위한) 여론조사는 우리 지역과 지역민을 위하는 길이 진정 무엇인지, 또 손익이 무엇인지를 군민과 함께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조사 시기가 다소 가변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는 21일 함평군민을 상대로 한 '도민과의 대화'가 예정된 가운데,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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