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확장재정' 토대는 1조 원대 기금 융자


세입도 다시 늘려 잡아…경기 전망 방향성 두고 지적 나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2024 본예산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경기도

[더팩트ㅣ경기=유명식 기자] 경기도가 내년 1조 원 이상의 내부기금을 융자, 재정에 투입하기로 했다. 김동연 도지사의 ‘확장재정’의 토대가 사실상 빚인 셈이다.

지방세 수입에 대한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는 내년에 지역개발기금 1조 315억 원과 재정안정화기금 2792억 원, 통합기금 948억 원 등 모두 1조 4055억 원가량을 끌어다 일반회계 세출예산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도가 올해 내부거래를 통해 기금에서 융자 또는 전입한 6900여억 원보다 2배가량(7155억 원) 많은 것이다.

재정안정화기금을 뺀 지역개발기금 등을 사용하려면 연 3%의 이자도 부담해야 한다.

도의 내부거래 확대는 세입여건 개선을 내년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고금리 지속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장기 저성장, 조정국면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거래와 가격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도는 취득세 등 도세 징수예상액을 15조 942억 원으로 지난 9월 1회 추경 때보다 7.1%(9995억 원) 늘려 잡았다. 올해 당초 예산과 비교하면 5.8%(9304억 원) 줄어든 것이나 부동산 경기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는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세입을 과도하게 추계했다가 1회 추경에서 부랴부랴 축소하고 기금 등으로 재정을 메워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갔다.

도는 ‘수출·소비·투자 모두 감소하는 경기침체기에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기가 어렵다고 성장의 불씨를 꺼트려서는 안 된다"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과 회복탄력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일부 도의원들은 김 지사의 이런 기조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 결과, 도의 부채가 4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1.8%나 증가한 상황에서 장밋빛 청사진만 그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경자(비례) 의원은 지난 8일 도정질문을 통해 "전쟁, 고금리, 고물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어디로 봐도 지금 국내외 경제 여건을 봤을 때 세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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