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근대사의 아픔인 제주4.3을 기리기 위해 제주지역 고교생들이 보드게임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대정고등학교(교장 강창우) 1학년 학생들이 제주4.3을 주제로 카드형 보드게임을 직접 기획, 제작했다.
보드게임은 '제주학생 중심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이뤄진 수업 결과물로, 학생들은 제주4.3 진상보고서를 바탕으로 '춤추는 동백',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 2종류로 게임을 만들었다.
이 중 '춤추는 동백'은 서로 누가 제주도민, 무장대, 군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사, 소문, 알리바이와 같은 카드를 활용해 정체를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는 마피아 게임을 활용해 무장대와 군인 사이에서 희생당하는 제주도민의 모습을 형상화한 보드게임이다.
수업을 기획한 백승호 교사는 "제주 역사 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제주4.3을 탐구하고 적용할 줄 아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제주4.3을 다룬 보드게임을 잘못 만들면 역사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기에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데 더욱 신경을 썼다"며 "2종류의 보드게임이 제주4.3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형 자율학교인 대정고등학교는 4.3과 관련해 뱃지를 만들고, 손편지 릴레이를 하는 등 아픈 역사를 바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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