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거창=이경구 기자] 경남 거창군은 발굴 조사를 통해 웅양면 소재 거말흘산 봉수대가 내지봉수임에도 연대를 갖춘 연변봉수 모습임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봉수대는 지방에서 한양까지 노선을 따라 긴급한 신호를 전달했던 군사통신시설이다.
기능에 따라 경봉수, 연변봉수, 내지봉수로 구분하며 경봉수는 한양에 설치된 중앙 봉수이고 연변봉수는 국경선을 따라 설치된 최전방 봉수다.
내지봉수는 경봉수와 연변봉수를 연결하는 내륙지역 봉수를 말한다. 거창 거말흘산 봉수대는 내지봉수에 해당한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에 5개의 직봉 노선(간선 노선)이 있었다. 경남지역은 2로 직봉 노선이 지나갔으며 직봉은 경남 각지에서 이어진 간봉 노선(지선 노선)과 연결됐다. 거말흘산 봉수대는 2로 직봉의 간봉 9노선에 포함된 봉수대이다.
연변봉수는 적침의 상황을 파악해 주변 수군진과 한양으로 보고하는 요새와 같은 기능을 했다. 연변봉수에는 연대라는 시설을 만들어 운영했다.
연대란 돌과 흙을 섞어 만든 높은 시설로 그 위에 불과 연기를 피울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봉수군이 적군의 동태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연대는 연변봉수의 대표적인 시설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연대가 내지봉수인 거말흘산 봉수대에서도 발견됐다.
거말흘산 봉수대에 연대가 갖춰져 있다는 것은 군사적·교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곳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거말흘산 봉수대는 서부 경남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시설이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연대 이외에도 생활시설과 거화시설로 연결되는 오름시설, 주연야화에 필요한 많은 물품을 보관했던 고사, 불씨 등을 보관했던 소성유구, 생활에 필요해 판 구덩이인 수혈 등도 함께 발견됐다.
봉수군이 근무를 서면서 사용했던 많은 유물이 있으며 이중 백자 발 4점과 접시 2점이 온전한 상태로 포개져 출토됐다.
옥진숙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연차적 발굴을 통해 좀 더 정확한 성격을 규명해 도 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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