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의자가 공무원 상대로 투자 강의…기만당한 피해자 반발

전세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투자 강연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전세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투자 강연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전세사기 피해자에 따르면 대전에서 전세사기 혐의로 고소된 부동산중개업 대표 A씨가 지난 12∼13일 대구에서 퇴직 예정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투자금 100% 지키는 특급 노하우’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A씨는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임대인으로, 지난달 임차인 31명으로부터 강제집행면탈 및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는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며 보증금 지급을 미뤘고 피해액은 4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진행된 강의는 대구·경북지역 한 언론사가 주관한 공무원 대상 은퇴 준비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B 산업개발 대표로 소개를 받고 A씨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사도 이 사실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들은 형사 고소를 당한 피의자가 공무원을 상대로 투자 관련 강의를 하는 것은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분개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국민신문고에 ‘전세사기 가해자에게 강의받는 대구시청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교육을 주관한 언론사에 항의성 팩스를 보내기도 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A씨를 입건해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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