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마약' 페타닐 손 댄 아들 신고…남경필 "마약청 신설해달라"


"격리 밖에 방법 없다…아들과 함께 마약 퇴치 운동하는 게 꿈"

마약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아들을 직접 신고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치료가 다 된다면 같이 마약 퇴치 운동가로 전국을 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더팩트DB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아들을 직접 신고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치료가 다 된다면 같이 마약 퇴치 운동가로 전국을 다니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남 전 지사는 18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전 지사는 "아들이 두 번 자수를 했고 집행유예가 나와 병원에 들어갔는데 병원에서 수두 같은 게 돌아서 퇴원을 했다가 다시 손을 댔다"며 "(당시) 저는 성지순례에 가 있어서 둘째 아들이 신고를 했는데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고 신고 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귀국해서 가 봤더니 또 마약을 했다"며 "(아들이) '아빠가 신고해 주세요'라고 해서 제가 직접 신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서)에 가서 저희 가족이 원하는 거 있는 대로 다 얘기를 했고 '구속시켜 주세요' 그랬더니 구속이 되더라"며 "큰아들과 저희 가족 모두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신고를 하자고 동의했다. 본인도 징역 살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사실 변호사도 선임 안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5부(이정재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 전 지사의 장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남 전 지사의 장남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 30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아파트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필로폰 총 1.18g을 구매 및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1월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까지 흡입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남 전 지사는 "(아들이) 벌은 받아야 되지만 남경필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한 1000배쯤 욕을 먹고 있다"며 "그걸 보면서 저는 또 얼마나 가슴 아프고 미안한지"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아빠 저 때문에 (선거) 떨어진 거 아니에요? 저 때문에 정치 안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얘기를 하는데, 참 가슴이 아프더라"며 "우리나라는 마약 치료 병원이 부족해 감옥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관련 인프라 확충을 촉구했다.

2019년 정계 은퇴 후 스타트업 대표로 지내고 있는 남 전 지사는 정계 복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남 전 지사는 "은퇴 후 총선과 도지사 선거 때 많은 요청을 받았는데 전혀 생각이 없다"며 "정치하시는 분들께 간곡하게 부탁하는 건 총선, 정쟁과 상관없이 마약청을 빨리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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